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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집단폐사도 없는데 생닭 1㎏ 2천원 '고공비행' 왜?

바이러스 검출시 반경 10km 차단…AI 방역 '효과'
겨울 날씨 변덕에 폐사 속출 AI 없어 수요까지 늘어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2019-01-20 06:21 송고
1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닭고기를 고르고 있다.2019.1.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닭고기를 고르고 있다.2019.1.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해마다 늦가을이 되면 닭오리 사육농가를 긴장시키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 겨울 잠잠하다. AI가 발병하지 않으면서 육계 공급이 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AI보다 올 겨울초 큰 일교차가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공급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6일까지 야생조류 H5·H7형 AI 항원이 검출된 총 27건 가운데 지난 18일 기준 고병원성은 '0'건이다. AI가 매년 9~11월 시작돼 3~6월까지 발병했던 점을 미뤄볼 때, 전체 위험시기의 절반 정도를 무사히 지난 셈이다.

방역 당국은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발병하고 있지 않은 1차적인 이유로 강화된 차단 방역을 꼽았다. 정부는 올 겨울 조사 대상 철새도래지를 기존 88곳에서 96곳으로 확대했다. 매일 소독과 예찰을 늘리고 전국 가금농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특별방역대책을 10월부터 실시 중이다.

특히 '고병원성' 여부가 판명되지 않더라도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주변 10km 일대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7일간 소독과 예찰을 유지하는 예방적 조치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선 농가의 높아진 방역의식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시절 축산 농가를 응원하려고 농가를 찾았을 때 마을에서 AI 방역망이 뚫릴 수도 있다면서 방문을 정중히 거절하기도 했다"며 "농식품부의 방역 대책에 앞서 일선 농가의 방역 의식이 높아진 점이 가축질병을 막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경계를 늦추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 대만, 러시아 등 34개국에서 49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행한 AI 유형의 66%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유형(H5N6형 및 H5N8형)과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겨울 국내 도래하는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AI 발생이 증가했던 만큼 긴장의 수위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차량과 사람이 이동하는 설 명절도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에 각 지자체별로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가금류 사육 농장에 대한 가족과 친지 등의 방문 금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AI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육계 값은 치솟고 있다. 올 겨울 큰 일교차로 닭의 번식률이 떨어진 가운데 AI가 발병하지 않은 영향으로 치킨 등 닭고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매년 겨울 AI가 발병하면서 전반적인 닭고기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 겨울은 AI가 발병하지 않은 가운데 공급마저 줄면서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 가량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1740원이던 생계 유통가격은 이달 들2000원대를 넘어 사실상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올 2월까지 AI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점에서 발병에 따른 닭고기 가격의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업관측본부는 "다음달 이후 노계 비중이 감소하면서 생산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4월부터는 (닭고기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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