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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과학]소맥에 양폭까지…폭탄주는 왜 빨리 취할까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9-01-20 08:1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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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독특한 술 문화가 있다. 맥주와 소주를 섞는 '소맥', 양주에 맥주를 섞는 '양폭' 등 여러 개 술과 음료를 섞어마시는 폭탄주 문화다. 폭탄주를 마시면 금세 취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여기에는 과학적 이유가 숨어있다.

거품(이산화탄소)이 들어간 음료나 술은 위장에서 알코올을 빠르게 흡수한다. 프란 리도웃 영국 서레이대 교수는 지난 2001년 과학 학술지 '뉴사이언티스트'에 거품이 많은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절반은 거품이 많은 샴페인을 마시게 하고 나머지는 거품이 빠진 샴페인을 마시게 했다. 약 40분 후 이들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재자 거품을 많은 샴페인을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코올 농도가 약 20% 높았다.

'소맥'이나 '양폭'은 도수가 높은 증류수에 이산화탄소가 들어간 맥주를 섞어 거품이 많다. 폭탄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몸속에 빠르게 흡수하는 이유다. 이는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간에 독성이 생기고, 빠르게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다와 콜라 같은 탄산음료에 술에 섞어 마셔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술은 양조 과정에서 알코올뿐만 아니라 향료, 색소 등 각종 화학성분을 넣는다. 한꺼번에 여러 개 술을 마시면 몸속에 흡수하는 화학성분이 많아지고, 오랫동안 잔류하면서 두통 등 숙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간이 술의 화학성분을 해독하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맥주와 와인 등 발효주는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와 달리 알코올계 유기화합물인 메탄올이 포함돼 있다. 메탄올은 간에서 분해될 때 에탄올보다 오랜 걸리고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숙취가 오래가는 이유다. 대개 발효주 색깔이 탁할수록 메탄올의 농도가 짙다.

하지만 음주 후 두통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과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빠르게 많은 양을 마시는 잘못된 음주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매번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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