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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한글날 기념사, 순우리말로만 쓰려니 안돼"

文대통령에게 "어려운 상대는 우아함과 포용력 보여줄 기회 주는 것" 조언도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2019-01-17 23:15 송고
이낙연 총리 © News1 이길표 기자
이낙연 총리 © News1 이길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한글날 기념사를 2번하는 동안 순우리말로 써보려고 시도하니 안되더라"라며 "도저히 한자어를 안 넣을 수 없어 포기했지만 그런 도전자체가 값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영화 '말모이'를 관람한 뒤 우리말가꿈이 회원들과 만나 순우리말의 중요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자 시절 순한글만으로 기사를 쓰려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명창 고(故) 박동진 선생 생전에 긴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에도 순한글로만 한면을 기사를 쓰려고 했는데 안돼 한글날 기념사처럼 포기했다"며 "말에 대한 집착이 있어서 곱고 정확하게 쓰고 싶고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는 완곡한 말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1회 수상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받았다고 소개하며 한글에 애착이 있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평가 점수는 제가 더 높았지만 언론보도는 5%만 나를 다루고 나머지는 당시 박 전 의원에게 집중됐다"며 "수상소감을 '박 의원과 수상을 해 많은 기자들이 몰려와 나는 행운이고, 박 의원은 나와 같이 수상하게 돼 이 상의 순수성을 인정 받아 행운일 것'이라고 했다"며 웃었다.

대화하기 어려운 상대를 만나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후보토론회가 여러차례 있었는데 한 후보(문재인 대통령)가 불쌍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아 통화를 해 '저 사람들이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 우아함과 포용력을 보여줄 기회를 주는구나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상대가 더 우아하면 나의 우아함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거칠게 공격할 수록 기회가 오고 나의 포용력과 자제심, 인내심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라"라고 충고했다.

말모이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영화 참 잘 만들었다"며 "극도의 갈등과 긴장이 있지 않아도 전체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고 칭찬했다.  

한 회원은 이 총리에게 정부 보도자료에 많은 외래어가 포함돼 있다며 총리가 직접 나서 개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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