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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여가부 장관 "심석희 용기에 경의…미투 주무부처로 유감"(종합)

11일 정부부처합동 대책회의 진행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9-01-11 14:32 송고 | 2019-01-11 14:54 최종수정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체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회의에서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체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회의에서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력 관련 폭로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17층 대회의실에서 부처합동 '체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진선미 장관을 비롯해 이숙진 여가부 차관, 경찰청, 교육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문체부 등 복수의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던 심석희는 최근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뿐만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했다.

심석희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8일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처합동 회의에서 진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진선미 장관은 "먼저 어렵게 입을 연 심석희 선수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정부는 심 선수를 포함해 미투 피해자가 건강하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지난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놨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그는 "성희롱, 성폭력 대책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장에서는 효과가 낮았다. 미투 대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수장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빠른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진 장관은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지만 체육분야는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문체부와 함께 신고체계가 제대로 작동돼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계 성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해 문체부, 교육부와 함께 실질적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폭력 예방 교육 방안을 마련 하겠다"며 "또 힘들게 피해사실을 이야기한 선수들이 불이익이나 2차 피해 없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상담, 의료, 심리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진 장관은 문체부와 함께 체육계의 폐쇄적인 구조를 바꾸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장관은 각 부처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찰청은 피해자가 신원노출에 대한 걱정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수사 단계부터 피해자 보호에 각별히 신경써주셨으면 한다"며 "가해자는 반드시 엄히 처벌 받는다는 관행히 정착되도록 엄정한 수사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발표한 대책들이 각 부처 소관 현장이나 시설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보건복지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가 다시 한번 세밀하게 점검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 장관은 "언론에 의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당부 드린다"며 "여성가족부는 여성 폭력에 대응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체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회의에서 언론에 의한 2차 피해 예방을 호소하며 한국기자협회와 여가부가 발간한 '성희롱·성폭력 보도 가이드라인'을 펼쳐보이고 있다.  2018.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체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회의에서 언론에 의한 2차 피해 예방을 호소하며 한국기자협회와 여가부가 발간한 '성희롱·성폭력 보도 가이드라인'을 펼쳐보이고 있다.  2018.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하는 진선미 장관의 모두발언 전문.

여성가족부 장관 진선미입니다.

오늘 회의는 체육계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먼저, 어렵게 입을 연 심석희 선수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심선수를 포함해 미투 피해자가 건강하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몇 차례에 걸쳐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체육 현장에서는 효과가 낮았습니다.

미투 대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체육계의 특성을 면밀히 살피고, 다양한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대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체육분야는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신고 이후 독립적이고 전문적이며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른 책임성 있는 조치도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 과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신뢰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성가족부는 문체부와 함께 신고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어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체육계 성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해 문체부, 교육부와 함께 실질적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폭력예방 교육방안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또한, 힘들게 피해사실을 이야기한 선수들이 불이익이나 2차 피해 없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무료법률지원, 상담, 의료, 심리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습니다.

그 동안 체육계의 성폭력 근절 노력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이유는 폭력을 수반한 선수들의 훈련방식을 묵인하는 관행, 선수 양성, 훈련체계 및 선발과정, 대회참가 등 기회의 분배 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체부는 이러한 구조적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개선대책을 보완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청은 피해자가 신원노출에 대한 걱정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수사단계부터 피해자 보호에  각별히 신경써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가해자는 반드시 엄히 처벌 받는다는 관행이 정착되도록 엄정한 수사도 부탁드립니다.

신고센터나 전수조사과정에서 피해사실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여성가족부의 피해자 지원기관과 경찰에 연계될 수 있도록 부처간 협조체계도 잘 작동되도록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스웨덴의 경우 성폭력 문제의 핵심을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다수의 피해자들이 연대하여 익명으로 피해사실을 발표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법·제도 개선을 이끈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체육계 전수조사나 신고센터 운영 등에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간 발표한 대책들이 각 부처 소관 현장이나 시설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보건복지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각 부처가 다시 한번 세밀하게 점검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에 의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당부 드립니다. 지난해 6월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고, 선정적이고 자극적 보도를 지양하기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공동으로 발간한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성폭력·성희롱 사건, 이렇게 보도해 주세요)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이를 참고해서 보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성가족부는 여성폭력에 대응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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