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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빠지고 가려워"…염색 후 피부과 찾는 사람들

지루성 피부염, 탈모 있으면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아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2019-01-11 08:05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탈색하고 두피가 아픈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탈색한뒤 얼굴까지 퉁퉁 부어서 입원했어요."
최근 염색을 한 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과 탈모로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주로 방학을 맞아 머리모양을 바꾼 젊은이들이나 흰머리를 가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염색하는 중장년층들이다.

염색은 염료와 알칼리제를 섞은 '제1제'와 과산화수소가 주성분인 '제2제'를 섞어 머리카락에 도포하는 것을 말한다. 암모니아가 포함된 알칼리성 제제로 머리카락을 불리면, 그 사이로 과산화수소가 침투해 기존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고, 그 자리를 염료가 흡착한다. 금발이나 회색처럼 밝은 색상을 내려면 제2제를 여러번 덧발라 '탈색'해야 한다.

염모제 속에는 페라페닐에다이아민, 과황산암모늄, 디아미노아이솔 등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피부가 이 물질에 노출되면 가렵다. 두피가 화끈화끈거리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 몸에서는 화학물질을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염색에 의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염색약으로 한번이라도 알러지가 생긴 사람은 가급적 염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탈색 머리에 묻은 염색약들이 샤워를 할 때 온몸을 타고 흐르면서 '화학적 화상(Chemical burn)'을 입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경우 몸이 빨갛게 붓고, 살이 오돌토돌하게 일어난다. 이때 가렵다고 몸을 긁으면 손에 있는 세균이 물집에 침입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2차 감염이 생기면 얼굴, 팔, 다리 등이 퉁퉁 붓게 되고, 심할 경우에는 패혈증이 생겨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피부염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약을 먹거나 연고를 바르면 나을 수 있다. 알러지 역시 항히스타민 제제약을 복용하면 된다.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거나 평소 지루성 피부염이나 아토피를 앓던 사람은 진물이 생기고, 갈라진 피부에서 출혈이 생겨 입원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은 가급적 염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정상 두피보다 모낭 속에 염증이 많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이 모낭에 닿으면 염증반응이 심해져 머리카락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빠져버리게 된다. 머리카락은 한자리에서 15~20번만 나기 때문에, 나중에 그 자리에서 머리가 영영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염색 후 부종, 가벼운 화상 등은 알레르기의 초기 반응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적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두피를 관찰하기 힘들기 때문에 하루이틀동안은 가족, 친구에게 정수리 쪽 두피를 체크해달라고 하는 게 좋다. 또 염색하기 48시간 전에 팔 안쪽이나 귀 뒤에 염색약을 묻혀, 이상반응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11일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염색 중 두피가 아프고 가려우면 즉시 시술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염색 후 두피에 각질이 일어나면, 염색 주기를 2~3배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r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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