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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마저 해외로 팔리면…게임 토종자본 '씨가 마른다'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차오름 기자 | 2019-01-03 14:38 송고 | 2019-01-03 16:21 최종수정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3일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지분 전량을 매각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0조원을 들여 넥슨을 인수할 곳은 외국자본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마저 외자에 매각되면 토종 게임자본은 씨가 마르게 된다.
김정주 대표는 넥슨의 지주사 NXC 지분을 98.64%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매각된다면 지분가치는 8조~1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없다. 여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지난 2016년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넥슨을 인수하려면 10조원의 자금을 동원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현재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곳이 중국의 텐센트와 미국의 EA 정도다. 만약 넥슨이 중국계 자본에 인수된다면 국내 게임시장은 중국자본이 거의 장악하는 구조여서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시장은 이미 중국계 자본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국내 게임 2위인 넷마블의 3대 주주는 중국 텐센트다. 텐센트의 지분은 무려 17.7%에 달한다. 텐센트는 카카오 지분도 7% 갖고 있다. 또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크래프톤(옛 블루홀)의 지분도 10%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텐센트가 넥슨지분까지 갖게 된다면 토종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만 남게 된다.

문제는 국내 게임시장을 중국 자본이 장악했을 때 기술유출이나 '베끼기'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배틀그라운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크래프톤은 중국 텐센트의 계열사인 에픽게임즈가 게임성을 베낀 것을 두고 법적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지만 이후 텐센트가 크래프톤 2대주주가 되면서 표절시비는 쑥 들어갔다.
표절논란에서 벗어난 에픽게임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제치고 동종장르 1위로 우뚝 섰다. 짝퉁게임이 오리지널을 밀어내고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텐센트의 자금력에 굴복해, 게임한류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자본뿐 아니라 중국게임도 국내 게임시장에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넥슨이 외국계 자본으로 매각되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이 매각되면 토종 게임업계는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게임업계가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를 더 강화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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