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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사랑의 종소리 '빈 메아리'…기부 발길 '뚝'

(대구ㆍ경북=뉴스1) 남승렬 기자 | 2018-12-11 16:06 송고 | 2018-12-11 16:07 최종수정
11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사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2018.12.11/뉴스1 남승렬 기자© News1
11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사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2018.12.11/뉴스1 남승렬 기자© News1

'딸랑~ 딸랑~'

11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사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사랑의 종소리는 '기부에 동참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듯 연신 울려댔지만 시민들은 못들은 척 발걸음을 옮기기에 바빴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대구신세계백화점 등과 연결되는 길목이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지갑을 꺼내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종을 흔들던 자선냄비 봉사자는 "예닐곱살로 보이는 꼬마가 엄마에게 받은 1000원짜리를 넣은 이후 1시간이 넘도록 기부자가 1명도 없었다"며 "계속된 불황으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 기부문화가 크게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도 상황은 비슷했다.
'딸랑딸랑'하는 사랑의 종소리는 내리는 눈에 흡수된 듯, 생기 없는 울림처럼 들렸다.

자선냄비 봉사자는 "도심 곳곳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로 들떠있지만 자선냄비에는 찬바람이 분다. 2시간 동안 기부에 동참한 시민은 10명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는 아이. 2018.11.30/뉴스1 DB © New1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는 아이. 2018.11.30/뉴스1 DB © New1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이웃돕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구세군 연말 모금이 목표액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 구세군에 따르면 구세군 자선냄비는 이달 1일 시종식 이후 대구 동성로를 비롯한 전국 400여곳에서 거리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말인 31일까지 65억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다.

대구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거리 등 40여곳에 자선냄비를 설치해 이달 한달간 3억5000만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 모금이 저조해 구세군 측은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구세군대구경북지방본영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000만원 늘어난 3억5000만원을 올해 목표액으로 세웠지만 시민들의 기부 실적이 저조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참여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여서 기업 등의 차원에서 대규모 기부가 이뤄지지 않으면 목표액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에도 목표액(3억2000만원)의 90%인 2억9000만원을 모금하는데 그쳤다.

희망 2019 나눔 캠페인' 출범식.2018.11.20/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희망 2019 나눔 캠페인' 출범식.2018.11.20/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성금 모금에 비상이 걸렸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0일 '희망 2019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들어가 내년 1월31일까지 99억8900만원을 모을 계획이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막바지 모금이 탄력을 받아 목표액보다 7억원 가량 넘었지만 올해는 기부 분위기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자동차부품업계 등 주력산업들이 침체를 겪다보니 시민들의 기부도 위축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모금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pdnam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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