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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반대' 택시기사 분신에…택시노조 "즉각 중단하라"

"카풀 중단 요청에도 정부가 방치…죽음 강요하는 것"
숨진 기사 유서 2통 남겨…"카카오 앞에 안치해주길"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박혜연 기자 | 2018-12-10 20:04 송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가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남긴 두 통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2018.12.10.© News1 박혜연 기자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가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남긴 두 통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2018.12.10.© News1 박혜연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며 10일 국회 앞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끝내 숨지자 전국 택시노조들이 "정부와 국회가 100만 택시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카풀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최씨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남긴 유서 2통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택시노조들은 "불법 카풀 서비스에 항거 분신한 최모 조합원이 전신에 화상을 입고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며 "100만 택시가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고 최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들은 최씨가 분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거대 기업의 사익추구를 위해 택시 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근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방치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공유경제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을 합법화하려고 하며 택시 죽이기에 나섰고, 카풀 업체는 지난 7일 불법 카풀앱 출시를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불법 카풀 영업에 100만 택시가족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리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한 이들은 "(카풀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우리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택시노조들은 "거대자본의 논리와 불법 카풀 영업의 합법화 시도 앞에 사회적 약자인 택시가족의 생존권은 벼랑 끝에 서있다"고 호소하며 "정부와 여당은 즉각 불법 카풀 서비스 중단·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가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남긴 두 통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2018.12.10.© News1 박혜연 기자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가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남긴 두 통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2018.12.10.© News1 박혜연 기자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1분쯤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비대 앞 사거리에서 택시 운전석에 앉은 채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스스로 불을 질러 분신해 숨졌다.

택시노조에 따르면 최씨는 분신 직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서 "유서를 보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서는 이후 김희열 택시노조 한석교통노동조합 위원장이 수습했다.

최씨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사장에게 총 3장 분량의 유서 2통을 남겼다.

그는 먼저 '카풀-JTBC 손석희 대표에게 보내는 유서'라는 제목의 유서 2장에 불법 카풀을 근절하고, 택시기사의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유언을 남겼다.

또 이해찬 대표에게도 1장의 유서를 남기면서 국회가 나서서 불법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과 한국노총은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달라는 취지의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는 유서 마지막 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적은 뒤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시기 바란다"고 적어 강한 카풀 항의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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