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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밀리면 끝이다"…연초시세로 하락 강남 재건축 '비상'

잠실5단지 등 연초시세까지 떨어진 뒤 버티기
"매수세 회복되지 않으면 낙폭 더 커질 수도"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8-12-11 06:00 송고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의 모습.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의 모습.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아파트값 조정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때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일부 단지가 연초 시세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낙폭은 걷잡을 수 없어질 수 있어 집주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6% 떨어져 4주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다. 전주(-0.05%)보다 하락폭도 확대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권의 가격 하락이 가파르다. 강남구는 지난주 0.17% 하락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송파구는 0.16% 떨어져 그 뒤를 이었다. 서초구(-0.11%)와 강동구(-0.07%)도 평균을 웃도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감정원 측은 "재건축 단지 등 그동안 급등했던 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하며 강남, 송파 등 강남권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떨어져 4주 연속 하락했다. 역시 재건축 단지가 포진된 송파(-0.16%), 강동(-0.10%), 강남(-0.04%) 등이 낙폭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하락을 이끌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호가가 낮춰서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실종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개별 단지 분위기를 보면 이러한 상황을 보다 체감할 수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풍향계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76㎡ 주택형이 17억3000만원에 팔렸다. 9·13 부동산대책 직전 최고가 19억1000만원(9월 초) 대비 약 2억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올 한 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초 시세까지 떨어진 것이다.

해당 거래 이후 저가매수가 붙으면서 가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일부 있었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아랑곳 없이 관망을 유지하면서 시세는 오히려 17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집주인들이 일단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잠실5단지는 연초 시세에서 횡보하고 있는 중이다.

송파구 잠실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관망이 짙어지면서 결국 아파트값이 심리적 저항선인 연초 시세까지 내려앉았다"며 "특히 고점에 매수한 집주인들의 경우 불안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전용 76㎡ 주택형이 9·13 대책 직전 최고가인 18억5000만원보다 1억원 싼 17억5000만원에 10월 급매물이 팔린 이후 거래는 뚝 끊겨, 올해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고 호가는 16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연초 시세가 15억원 중반에서 16억원대였는데 역시 연초 시세에 가까워진 것이다.

대치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저가 급매물 거래가 돼도 예전처럼 추격매수는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일단 집주인들도 버티기를 하고 있지만 마지노선인 연초 시세마저 무너지면 낙폭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용 140㎡는 지난달 40억8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8~9월 거래금액 42억~45억원보다 1억~4억원 낮은 가격이다. 역시 호가는 연초 시세에 근접해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실거주 목적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9·13 대책으로 세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자산가들 역시 신축 아파트 중심의 '똘똘한 한채'에 집중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상대적으로 시들해졌다는 분석이다.

또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관련 규제가 많아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투자 성격이 강하다보니 오를 때 바짝 오르고 떨어질 때도 낙폭이 가장 크다"며 "단기간 많이 올라 상승 여력이 적어진데다 초과이익 환수 등 규제가 집중돼 있어 향후 집값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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