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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0분간 강추위에 떤 탈선 KTX 승객들 '분통'

사고 직후 탈출조치후 후속 조치 없어 선로서 떨어
119가 비닐하우스로 안내했으나 춥기는 마찬가지

(강릉=뉴스1) 홍성우 기자, 서근영 기자 | 2018-12-08 13:56 송고 | 2018-12-08 18:46 최종수정
구조되는 승객들 .(독자제공)2018.12.8/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구조되는 승객들 .(독자제공)2018.12.8/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대체 코레일 관계자는 왜 안와, 후속 조치가 있어야 될 거 아냐. 다들 추위에 떨고 있는데 도대체 뭘 하는건지.”
     
8일 오전 탈선한 경강선KTX 승객들은 코레일의 미흡한 대처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 7시30분 강릉역에서 승객 198명을 실은 KTX 열차가 출발 5분 만에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기내에선 ‘열차가 탈선을 했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잠깐만 자리에 앉아 계십시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기차가 탈선해 옆으로 기운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승객들로 인해 열차가 더 기울어질까봐 내린 조치였다.
     
동시에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탈출 할 수 있도록 비상문을 개방했다.
     
승객들은 차분히 승무원 안내에 따라 밖으로 나왔다. 참지 못해 비상망치로 유리를 깨고 나온 승객들도 있었다.
     
선로에서 떨고 있는 승객들 . 2018.12.8/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선로에서 떨고 있는 승객들 . 2018.12.8/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여기까지가 코레일측의 사고 후속조치였다. 이후부터는 늦게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심지어 앞 차량에 타고있던 일부 승객은 안내방송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들과 모임을 위해 상경 중이던 최모씨(26)는 "출발 후 5분 정도 있다 열차가 흔들리면서 창밖으로 흙먼지가 올라오는게 보였다"며 "열차가 멈춰선 후에도 현장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길래 당시 같이 탑승했던 군인분들 주도 아래 승객들이 스스로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밖으로 대피한 승객들은 선로에서 떨어야만 했다. 이날은 올 겨울 최강한파가 몰아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날이었다.
     
코레일의 아무런 조치가 없자 철로에서 추위에 떨다 열차 안으로 다시 들어간 여성과 어린이들도 있었다.
     
추위에 떤지 30분 가량 지났을까, 추위를 벗어나게 해준 건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었다.
     
승객들은 구급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비닐하우스로 향했다. 사고 승객인 권용찬씨(29)는 “승객 90%가 비닐하우스로 대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탈출한 승객들이 추위를 피해 비닐하우스에 모여있다. 018.12.8/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탈출한 승객들이 추위를 피해 비닐하우스에 모여있다. 018.12.8/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하지만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철로보단 덜 춥지만 춥기는 매 한가지였다. 비닐하우스에선 ‘어쩔 수 없는 사고는 이해하지만, 사고 설명이라도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 “서울에 중요한 세미나 참석이 있는데 어쩔거냐‘ ’코레일측의 안이한 대처에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승객들은 사고 발생 2시간30분이 지날 무렵 코레일측이 마련한 버스로 진부역과 강릉역으로 나눠 귀가했다.
     
이날 10량의 열차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500m 거리에 교각이 있어 아찔한 상황이었다. 열차 탈선 과정에서 선로가 뜯겨져 나가기도 했다.
     
이 열차는 오전 7시30분 강릉역을 출발해 오전 9시30분 서울역에 도찰할 예정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탈선 원인은 조사해봐야 안다”면서 “기온 급강하로 인한 사고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 복구시간은 30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sw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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