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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때려죽인 새끼 돼지' 신분세탁 뒤 식탁 올랐다

'축산물이력' 속인 뒤 도드람 통해 CJ·동원 납품 추정
도드람 "거래내역 파악해 조치할 계획"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8-12-07 18:42 송고
돼지들을 망치로 내리치고 있는 농장직원.(사진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News1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새끼 돼지들을 망치로 때려죽인 농장이 다른 농장 명의로 시중육류가공업체에 돼지를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최근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새끼 돼지들을 망치로 때려죽인 농장의 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납품 농장 명의를 속이고 CJ, 동원 등 육류가공업체에 육류를 납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논란이 된 경남 사천시 A농장은 경기 용인시 소재 B농장과 충남 논산시 소재 C농장 명의로 돼지를 출하했다. 이렇게 이력을 속이고 출하된 돼지들은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을 통해 CJ와 동원 등에 납품됐다.

거래내역에는 8월2일 B농장 명의로 CJ제일제당에 비육돈 80마리, 9월5일 동원홈푸드에 원료돈 80마리를 출하한 기록이 남아있다. 10월16일에는 C농장 명의로 도드람양돈협동조합에 81마리를 출하한 내역도 있다.

그러나 축산물품질평가원 기록에는 A농장 명의로는 5월 25두가 출하된 것을 마지막으로 11월까지 단 한 마리도 출하되지 않았다. 이같이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축산물이력제)를 위반한 A농장은 현재 사천시에 고발된 상태다.  

동물단체들은 "A농장의 돼지를 유통시킨 도드람양돈조합과 이를 납품 받은 CJ제일제당, 동원홈푸드측은 향후 관련농장과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동물학대 행위자가 사육한 동물 및 피학대 동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3일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수십마리의 돼지들을 망치로 내려쳐 죽이고, 돼지 사체를 불법 소각하고 파묻은 혐의로 A 농장 직원과 이를 지시한 관리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동물복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칫 병든 동물이 식탁에 오르거나 병든 개체의 이동에 따른 전염병 확산 우려 등 국민보건과 방역을 위협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농장들은 물론 동물을 학대하는 농장 어디든 불매운동 등을 펼쳐서라도 퇴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드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사업형태 중 수탁거래라는 일종의 유통중개를 하고 있는데, 조합원 외 농장에서 육가공업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A농장이 다른 농장명의로 거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10일 회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축산물 유통 시스템상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업체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자사 농장이 아닌 이상 농장간 미리 얘기를 해둔 뒤 가축 등을 비밀리에 넘기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처럼 유통 이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사건으로 많은 업체들이 '우리도 속았다'며 난감해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검증이 확실한 유통 이력 시스템을 만들어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