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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장현 前시장 "노무현 지키기 위해…바보가 됐다"

뉴스1과 인터뷰서 심경 밝혀
"노 혼외자 듣는 순간 부들부들 떨렸다"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2018-12-05 13:15 송고 | 2018-12-06 07:35 최종수정
윤장현 전 광주시장2018.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노무현을 지켜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바보같은 놈이 됐다."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씨에게 거액을 송금하고 자녀 채용 청탁을 들어준 이유를 처음으로 언론에 밝혔다.

현재 네팔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시장은 5일 뉴스1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바보같은 판단을 했다"고 자책했다.

윤 전 시장은 "사기 피해자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언론에서 수많은 전화가 왔지만 공인으로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연락을 일체 받지 않았다"고 말을 꺼냈다.

가장 먼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했다.

'가짜 권양숙'에게 4억 5000만원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고 자녀 채용에 '압력'을 행사한 사연부터 얘기했다.

윤 전 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들이 광주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5억 원을 빌려달라'는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확인전화를 하자 김씨는 권 여사 행세를 하면서 "지인을 보낼테니 만나보라"고 했다.

시장실을 찾은 김씨는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 뿐만 아니라 권 여사의 딸(노정연)도 사업상 어려움을 겪어 중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윤 전 시장을 속였다.

"노 전 대통령 혼외자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부들부들 떨렸다. 온 몸이 얼어붙었다. 나라가 뒤집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되고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누구와도 이 사안에 대한 상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지키기에 '몰입' 되다보니 아무런 의심도 없이 4억 5000만원을 송금했고 김 씨가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고 속인 김씨 자녀의 채용에도 앞장섰다는 얘기다.

윤 전 시장의 도움으로 김씨 아들(27)은 광주시 산하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 임시직으로, 딸(30)은 광주 한 사립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

윤 전 시장은 "'노무현의 아픔을 안아야 한다'는 생각에 확인도 제대로 안하고 판단도 잘못했다. 바보같은 행동을 했다"고 토로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8.2.3/뉴스1 © News1 

'권 여사 사칭 사기꾼'에게 거액을 송금하고 채용청탁을 들어준 것은 '공천'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바보처럼 사기를 당했는데 수사당국에서 '공천'으로 연결지어 참담하다"며 "말 못할 상황이라고 몇 개월만 융통해달라고 해서 돈을 보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빌려줬다면 '흔적'이 남는 은행에서 융자를 받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공당의 공천 과정을 아는 사람은 이같은 연결이 말도 안된다고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출석 요청을 한 것에 대해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윤 전 시장은 "자랑스러운 광주역사에서 광주시장이 (검찰)포토라인에 선다는 자체가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용서를 구했다.

끝으로 "의료봉사를 위해 출국할 때는 피해자 신분이었는데 갑자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참담하다"며 "나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로 조만간 검찰에 나가 소명할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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