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지하실험실(IBS 제공)© News1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암흑물질 검출 실험설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암흑물질의 유력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입자 신호가 암흑물질에 기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암흑물질의 발견은 곧 노벨상 수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학계의 관심이 높지만 지금까지 암흑물질의 흔적이 발견된 건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의 다마(DAMA) 실험이 유일하다.우주의 26.8%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은 지금까지 그 존재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마 연구팀은 20년 동안 암흑물질 윔프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팀에 의해 검증된 적이 없어 다마 연구팀이 관측한 신호가 실제 암흑물질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코사인 검출기의 모식도(IBS 제공)© News1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2016년부터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지하 700m 깊이의 실험실에서 다마 연구팀의 실험을 검증하기 위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이 실험은 고순도의 결정에 암흑물질이 부딪혔을 때 내는 빛을 토대로 암흑물질의 존재를 규명하는 실험이다.

고순도 결정 제작 기술과 높은 차폐 성능 구현이 어려워 그간 세계 유수의 연구팀이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IBS 연구진은 다마 팀과 동일한 결정을 이용하는 검출기를 독자 개발해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또 이중 차폐 설계를 도입해 외부의 잡신호를 줄이면서 결정 내부에서 만들어진 방사능을 줄이는 등 다마 연구팀에 비해 안정적인 검출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기계학습을 접목해 인공지능으로 잡신호를 골라낼 수 있는 기술까지 추가됐다.

연구진은 2016년 10월20일부터 12월 29일까지 '코사인-100 초기 실험'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다마 연구팀이 발견한 신호가 암흑물질에 기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5년 내 다마 팀의 주장을 완벽히 검증 또는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수 부연구단장은 “암흑물질의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 지식에 영향을 줄 놀라운 사건”이라며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할 검출기를 자체 개발해 독립적인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Nature)’ 온라인 판에 6일 오전 3시(한국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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