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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현빈처럼 즐길까?"…5G전파 쏜날 'AR게임' 드라마 첫방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국내 최초 AR게임 드라마
AR게임 가능한 5G '세계최초' 상용화…20배 빨라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12-02 12:15 송고 | 2018-12-03 09:32 최종수정
현빈의 눈 앞에 기마병이 서 있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게임을 다룬 드라마다. (tvN 캡처) © News1
현빈의 눈 앞에 기마병이 서 있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게임을 다룬 드라마다. (tvN 캡처) © News1

그라나다의 분수광장 앞. 등에 화살을 잔뜩 맞은 한 기마병이 지친 기색으로 현빈 앞으로 다가온다. 기마병은 이내 말에서 떨어져 죽는다. 얼마 뒤, 분수 꼭대기에 있던 동상이 땅으로 뛰어내리며 현빈을 향해 거침없이 칼을 내리꽂는다. 현빈은 피하다가 뒤로 넘어진다. 현빈의 가랑이 사이로 내리꽂힌 칼은 광장 바닥의 블록을 산산조각냈고, 그 파편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지난 1일 처음 방송된 현빈과 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한 장면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빈이 겪은 이 장면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을 배경으로 했지만 등장인물은 모두 가상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뒤범벅돼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증강현실(AR) 게임이다.
이 드라마로 증강현실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증강현실을 다루는 드라마가 국내 처음이어서 생소한 데다, 5세대(5G) 이동통신 첫 전파를 발사하는 날 드라마가 처음 방영됐기 때문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른 5G서비스는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VR) 그리고 홀로그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빈이 극중에서 밤새도록 즐긴(?) 증강현실(AR) 게임을 현실세계에선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사실 AR 게임은 이미 등장했다. 지난 2016년 여름 전세계를 휩쓴 '포켓폰 고'가 좋은 예다. 스마트폰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뒤 특정장소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오는 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포켓몬'은 현실에 없다. 오직 스마트폰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이 기술이 한단계 발전된 모습이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현빈이 착용한 '스마트 콘택트렌즈'. 이 스마트렌즈를 착용하면 현실과 가상이 겹쳐서 보인다. 분수광장에 기마병이 나타나는 것처럼. 또 지금은 게임정보들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해야만 보이지만 드라마에선 렌즈 하나만 착용해도 다 보이는 식이다.

특히 주목을 끈 것은 현빈이 게임아이템인 '녹슨검'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 그라나다의 한 식당 화장실에서 쇠사슬을 잡아당기면 천장에서 녹슨검이 내려온다. 이 녹슨검으로 적을 죽여야 하지만 현빈은 번번이 적에게 죽고 만다. 덕분에 현빈인 이 게임의 1단계를 끝내기 위해 날이 밝을 때까지 레스토랑 화장실을 수십번씩 들락거리며 녹슨검을 가져와야 했다. 레스토랑 직원들은 화장실만 들락거리는 현빈을 보며 갸웃거린다. '나도 저 게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장면이다.

현빈이 '100조원'짜리 계약이라고 여겼을 정도로, 현실에서 이런 게임이 등장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스마트렌즈 하나만 끼고 무선으로 AR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직은 먼 얘기다. 무엇보다 게임장소가 보이지 않는 무선 인프라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그라나다에도 5G가 서비스되어야 한다. 

5G는 지난 1일 첫 전파를 발사했지만 일반인들은 내년 3월이 돼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KT는 야외에서도 인터넷(IP)TV를 시청할 수 있는 5G 기반 VR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기기와 서비스를 내년 3월쯤 출시할 계획이다. 5G 통신이 가능한 무선 HMD도 내놓는다. 언제 어디서도 실시간 VR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가상공간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대화하며 스포츠·영화·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옥수수 소셜 VR'을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U+골프·U+프로야구·U+아이돌라이브 등 현재의 미디어 서비스를 5G 시대에 더욱 정교화할 계획이다. HMD를 쓰면 언제 어디서나 가상공간으로 들어가 지인과 함께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빈이 극중에서 즐긴 AR게임을 현실에서 만나려면 좀더 기다려야겠지만, 5G가 상용화됨에 따라 드라마가 현실이 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i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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