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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적출에 성노예문신까지'…北 위안부피해자 219명의 기록

재일동포 르포작가 김영, 정대협 28주년 맞아 방한
조대위도 축전…"日행위 용납 못 해…南과 연대할 것"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11-16 18:36 송고
재일동포 르포작가인 김영씨가16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정대협 창립 28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한 '위안부' 피해자의 사연과 북한에 남아있는 '위안소'의 조사기록을 설명하고 있다.2018.11.16/뉴스1© News1 최동현 기자

# 12살, '공장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경남 창원의 한 군수공장으로 끌려갔다. 16살에 임신을 하자 일본군은 태아를 꺼낸 뒤 자궁을 들어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북한 최초로 증언한 리경생 할머니의 사연이다. 1929년 위안부로 끌려간 리 할머니는 2평 남짓 좁은 방 안에서 무려 4년간이나 일본군으로부터 강간을 당해야 했다.

재일동포 르포작가인 김영씨는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정대협 창립 28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해 그가 만난 북한 '위안부' 피해자의 사연과 북한에 남아있는 '위안소'의 조사기록을 전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위안부'로 신고한 피해자는 총 219명이다. 이 중 리 할머니와 김영실 할머니 등 52명이 피해를 공개증언했지만 현재는 모두 사망했다.

'조선 경흥위안소와 북측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씨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5차례에 걸쳐 북한 함흥·나진·청진·방진·회령·라남·웅기·경흥을 방문해 과거 위안소로 쓰였던 현장을 조사했다.

일본 해군이 라진(나진)특별근거지대로 썼던 '방진위안소'는 현재 병원으로 사용되고 있었지만 곳곳에 위안소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경흥 위안소는 '기생집'으로 불렸다. 김씨가 만난 목격자 김영숙 할머니(93)는 "(위안소) 안을 들여다보니 복도가 있고 칸이 있는데, 칸마다 사진이 딱딱 붙어 있었다"면서 "(일본)군인들은 이곳을 '기생집'이라고 부르며 밤마다 드나들었다. 그곳엔 17~20살 여성들이 살았다"고 전했다.

김성옥 할머니(75)도 "여자들은 남루한 조선옷을 입었으며 임신한 여자도 있었다"고 전하면서 "여자가 힘들게 앉아 있는데 불쌍해서 못보겠더라"고 당시 참혹했던 위안부의 처지를 회상했다.

뉴스1 자료사진 © News1 문요한 기자

김씨는 자신이 만났던 '북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사연과 증언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1921년 평안남도 남포에서 태어났던 박영심 할머니는 18살이 되던 1939년 중국 난징 위안소로 끌려갔다. 3년간 이어진 고초에도 박 할머니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1942년 버마 라시오 위안소로, 1943년에는 중국 '라모 위안소'로 끌려다니며 일본군의 성폭행을 감당해야 했다.

북한의 마지막 위안부 피해 증언자인 김도연 할머니의 사연도 이날 증언됐다. 1923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순사의 말에 속아 중국 봉천까지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시작했다.

김 할머니는 '성노예 문신'을 새기려는 일본군에 저항하다가 폭행당해 한쪽 눈을 잃었다. 해방 이후 북한 라남에서 살았던 김 할머니는 평생 숨겨왔던 문신을 2004년 세상에 드러내며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증언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창립 28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11월16일은 28년 전 정대협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올바른 해결과 피해자 명예회복,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출범한 날이다.

북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도 전날(15일) 축전을 보내 정대협 창립 28주년을 축하했다.

조대위는 축전에 "정대협이 일제의 반인륜적 죄악 청산이라는 대의를 위해 정의기억재단과 조직적 통합을 이루고, 대중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며 "과거 범죄행위를 전면부정하고 사죄와 보상을 회피하고 있는 일본의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정대협을 비롯한 남녘의 각 계층과 굳게 연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dongchoi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