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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정우영-장현수 빠진 벤투호, '빌드업' 새 기점은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11-16 18:42 송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빌드업의 시발점으로 맡겼던 인물들이 모두 빠졌다. 새로운 기점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빌드업의 시발점으로 맡겼던 인물들이 모두 빠졌다. 새로운 기점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실수가 나오는데도 왜 계속해서 후방 빌드업을 시도했냐고 묻는다면 그게 우리 팀의 스타일, 우리가 지향하려는 스타일이라고 말하겠다. 앞으로도 이런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냐 질문한다면 100% 이대로 갈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큰 틀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지난 9월12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당시 기준)에 빛나는 남미의 강호 칠레와의 경기를 마친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발언이다. 앞서 9월 7일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었던 벤투호는 칠레와의 경기도 0-0 무승부로 마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확률 낮은 '뻥 축구'를 버리고 차근차근 준비한 축구를 풀어나가려던 노력인데, 그 밑바탕에 빌드업 과정이 있었다.

벤투호는 첫 경기부터 10월의 우루과이전과 파나마전까지 같은 노력을 진행했다. 의도적으로 골키퍼-센터백(장현수나 김영권)-중앙MF(기성용이나 정우영)를 거쳐 전방으로 전진하는 과정을 중시했다. 상대가 칠레나 우루과이였어도 시도했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그런데 11월 A매치 때는 큰 변수가 생겼다. 지금껏 '시발점' 역할을 맡았던 이들이 동시에 빠지는 생각지 못한 조건이 깔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5시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사흘 뒤인 20일 우즈베키스탄과 두 번째 A매치를 갖고 호주 원정을 마치게 된다.

적잖은 누수가 발생한 채 치르는 일정이다. 장현수는 대한축구협회의 징계로, 기성용은 체력안배 차원에서, 정우영과 이재성은 부상 또는 부상 여파로, 손흥민은 구단과의 계약 때문에 빠진다. 공격과 허리, 수비의 핵심 자원들이 대거 이탈한 채 A매치를 치러야하는 셈이다.

특히 지금껏 '후방 빌드업'의 단초 역할을 했던 장현수-기성용-정우영이 동시에 빠진 상황이라 벤투 감독이 누구에게 중책을 맡길 것인지 관심 대상이다.

최후방은 아무래도 장현수와 함께 벤투호의 중앙수비를 책임졌던 김영권에게 시선이 향한다. 이미 앞선 경기들에 출전하면서 벤투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벤투 감독은 이번 호주 원정의 주장 완장을 김영권에게 맡기면서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왼발 킥은 짧은 거리와 긴 거리 모두 정확도가 높다.

중원은 물음표다. 워낙 기성용-정우영 콤비가 앞선 4경기에서 높은 비중을 보였기에 완전 새로운 구성이 불가피하다.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젊은 피 황인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손흥민의 마지막 골을 도왔던 주세종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 톈진 취안젠에서는 센터백을 보고 있으나 과거 수비형MF를 소화했던 권경원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베테랑들의 멀티 기능도 활용해 볼 수 있다. 베테랑 구자철은 공격적인 위치가 더 낯익기는 하지만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받은 뒤 배급하는 플레이도 능하다. 울산의 레프트백 박주호도 지난 2015년 아시안컵에서 수비형MF로 기성용과 함께 호흡을 맞춰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많은데 지금까지 우리가 유지해온 플레이 스타일에 얼마나 적응하고 또 완성도를 갖출 수 있는지 보고 싶다. 선수들이 달라져도 우리의 축구 철학과 스타일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로 지금껏 고수해왔던 방향성을 다시 언급한 바 있다. 기성용이나 장현수나 정우영이 맡았던 임무가 분명 누군가에게는 주어진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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