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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연기, 누구 탓인가? 엇갈리는 분석들

美, '검증' 중심의 北의 비핵화 구체적 조치 진전에 불만족 가능성
北, '제재 완화' 디테일 원할 듯…후속 협상 추진에 주목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8-11-08 10:32 송고 | 2018-11-08 10:43 최종수정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북한과 미국이 고위급 회담을 연기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8일 제기된다.

특히 이번 고위급 회담의 연기 배경을 놓고 '설'만 분분하고 북미 모두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회담 연기의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북미 중 어느 한쪽에서 먼저 회담을 연기하자는 입장을 '통보'했을 가능성과 양측이 어떤 교감 하에 일정 변경에 대한 공감대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회담 연기와 관련한 입장은 모두 미국 측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전날 회담 취소 사실을 밝힌 것도 국무부였으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가 재차 관련한 입장을 언급하고 있다.

미국 측 입장의 요지는 표면적으로는 "급할 것은 없다"는 것으로 축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진행된 백악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라며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북한 측의 '어깃장'으로 회담이 무산됐음에도 외교적 수사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인지, 미국 측의 사정으로 취소된 회담의 추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국무부 역시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며 "그게 전부이며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는 다각적 해석이 가능하다. 북미 양측의 '일정 변경 사정'이 있어 회담이 미뤄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무언가 '카드'가 맞지 않아 연기할 수밖에 없던 회담의 일정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의미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적 수사의 뉘앙스의 문제다.

힌트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 중 "나는 (대북) 제재 문제들을 해제하고 싶다"라며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을 해야 한다"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이는 북미가 고위급 회담에서 타결을 추진하던 대북 제재 완화 문제와 북한의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의 '맞교환'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폐쇄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시찰과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검증'에 초점을 맞춘 폐쇄 조치에 대해 북미 간 의견이 엇갈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2018.7.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입장에선 대북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불만족스러웠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이 회담장으로 들고 가려던 '구체적 조치'에 대해 상응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회담의 연기 발표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행보에 변화가 감지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 국무부의 발표가 있고 수시간 뒤 "내년에 김 위원장의 방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의 구애로 연내 방러 성사가 유력해 보인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북미 협상의 추이를 중심으로 북한 측이 그리던 시나리오의 변화가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연대' 보다는 경제 협력에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 문제의 진전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대러 정상외교에 실리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측의 뉴욕행 비행기 예약이 수시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던 점, 국무부의 회담 연기 사실 발표가 현지시간으로 밤 12시께서야 나온 점을 보면 양측 모두 마지막까지 회담 개최를 상정한 대화를 주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비록 미국 측에서만 입장이 나왔지만, 북미 간 교착 가능성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직후 상황을 빠르게 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울러 북미 양측 모두 '책임 공방' 등 서로에 대한 비난은 없다는 점도 양측이 대화를 교착시키기보다는 회담의 일정을 재 조율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나오게 한다.


seojib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