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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토종 여행사]② 해외여행사에 치이고 홈쇼핑선 신뢰잃고

[위기원인 진단] 항공권 구매율 OTA 27.2% 증가, 토종은 감소
청와대에 홈쇼핑 판매 중단 청원 올라와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8-11-05 07:10 송고
편집자주 올해 해외출국자 수는 사상 최고치인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토종 여행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개별여행이 늘고, 해외 온라인여행사(OTA)들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기존 초저가 상품 등을 둘러싼 국내여행사 신뢰도 상실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휘청이는 여행업계의 위기를 진단하고 활로를 모색해본다.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여행사 카운터 © News1 
 
국내 토종 종합여행사들이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의 변화와 해외 온라인여행사(OTA)의 국내 진출과 홈쇼핑 가격경쟁 등으로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패키지보다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이전부터 꾸준히 강해져왔다. 또 가격 경쟁으로 인한 질 낮은 덤핑(초저가 여행) 상품 등으로 소비자에 신뢰도와 선호도를 상실하고 있다. 후자가 좀 더 여행업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여행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개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 59.3%가 여행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채 개별로 떠났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나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진출한 해외 온라인여행사(OTA)가 거대 자본을 투입해 가격경쟁력과 차별화된 IT서비스를 통해 개별여행객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조나단 싱클레어 닐 익스피디아 아시아 CEO . 익스피디아는 2011년 국내 진출 후 2016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News1 

◇몸집불리기에 나선 OTA…서울서 24시간 고객센터 운영나서

국내에 진출한 메타서치와 플랫폼 등 해외 OTA는 현재 토종여행사에게 위협적인 존재임에 틀림 없다.

대다수 업체는 IT기술을 기반으로 전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한 뒤 판매전략을 수립한다. 

여행 전문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상반기 해외여행객들의 항공권 구입채널 가운데 OTA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p 늘었다.

반면 국내 종합여행사 이용은 19.0%로 전년 동기 대비 4.5%p 줄었다.

OTA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트리바고, 부킹닷컴, 스카이스캐너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한국시장에서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익스피디아의 경우 올해 한국 시장 진출 7년 만에 역대 최다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모바일 여행 시장 성장률이 전년 대비 18%를 기록했으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9억 달러 규모(3조 2666억)규모다.

중국의 씨트립(Ctrip)은 온라인 예약 브랜드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등을 운영하며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트립닷컴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십억 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엔 해외 OTA의 단점으로 꼽히는 원활하지 못한 상담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 중구에 24시간 한국어 고객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OTA은 과거에 호텔과 항공권 예약에만 진출했다면 최근엔 입장권, 교통 패스, 현지 투어 등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단품 판매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업계에선 OTA가 잠재적으로 인바운드(해외여행객 유치)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게시판 캡처

◇피 터지는 홈쇼핑 가격경쟁…피해는 소비자의 몫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패키지 여행사의 홈쇼핑 판매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홈쇼핑을 통한 광고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행업 당사자들 알고 있지만, 여행업 당사자들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공정거래 차원의 강력한 규제로 제대로 된 여행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여행상품의 홈쇼핑 방영비는 5500만원에서 1억 사이로 책정된다. 문제는 이 홈쇼핑 방영비를 패키지 사가 전액 지불하지 않고, 랜드사(외국 현지 한인여행사)가 최소 50%에서 심할 경우 100%까지 대납하고 있다.

랜드사 입장에선 생계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방영비를 대주고 있는 셈이다. 결국 소규모의 랜드사들은 적자를 보지 않기 위해서 결국 질 낮은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다.

패키지 상품 이용자 A씨는 "여행 도중 쇼핑을 통해 강매를 시도하고 여행객들이 안사면 가이드가 대놓고 막말도 하고 짜증도 내면서 협박했다"며 "그동안의 행태가 쌓여 개별여행으로 다 돌아선 거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패키지 여행사의 동남아 상품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태국 파타야 상품의 경우 지금도 과거와 크게 차이가 없는 3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막상 일정을 상세히 보면 가이드팁이나 옵션, 쇼핑이 필수적이다.

최근 중국인 여행객 상대로 운영돼온 덤핑 상품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국민을 상대하는 토종 여행사들도 울며겨자먹기식 덤핑 강매 시장구조가 물을 흐리고 있는 건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