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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대 값이면 삼성폰 4대 산다…무엇이 격차를 벌리나?

적게 팔고 많이 남긴 애플…많이 팔고 못 남긴 삼성
전문가 "애플 ASP 최고가 갱신…갤노트9 효과 줄어"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11-04 14:14 송고 | 2018-11-04 17:02 최종수정
지난 8월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구루가온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행사가 현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8월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구루가온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행사가 현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세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IM(IT&Mobile)부문과 애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역성장으로 돌아선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하락세를, 애플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올 3분기 매출 24조9100억원, 영업이익은 2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32%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올 3분기에 해당하는 회계분기 4분기(7월~9월)에 매출 629억달러(약 71조2000억원)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141억달러(약 15조9700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20%, 32% 증가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사상 처음"

지난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최신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마이너스 1.3%였다.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12~2017년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스마트폰 시장이 갑자기 둔화된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남미 등 신흥국들의 급격한 환율 변동, 미중 무역전쟁 등이 꼽힌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길어진 교체주기가 위기를 불러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신규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시장의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폰X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더 나은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의 길어진 교체 주기를 상쇄하기 위해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는데도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다.

◇평균판매단가 오른 애플…삼성은 2년간 정체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의 ASP는 정체였다. 반면 애플의 ASP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ASP가 220달러(25만원)였다. 반면 애플은 793달러(89만원)를 기록했다. 아이폰 1대를 사는 값이면 삼성폰을 4대가량 사는 셈이다.

글로벌 빅3 업체들의 최근 3년간 ASP를 살펴보면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 업체인 애플은 ASP가 2016년 645달러(72만원)에서 2017년 686달러(77만원), 올 3분기 796달러로 꾸준히 상승했다.

애플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선 화웨이도 ASP가 꾸준히 높아졌다. 화웨이 ASP는 2016년 162달러(18만원)에서 2017년 187달러(21만원), 올 2분기에는 210달러(24만원)를 기록했다. 2년 만에 약 40달러(4만원)가 증가했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 Xs·Xs 맥스·아이폰 XR 등이 정식 출시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서 구매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뉴스1
애플 신제품 아이폰 Xs·Xs 맥스·아이폰 XR 등이 정식 출시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서 구매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뉴스1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삼성전자의 ASP는 2016년 232달러(232달러(26만원), 2017년 243달러(27만원), 올 1분기에는 280달러(31만원)로 소폭 상승했다가 2분기에 248달러(28만원)로 다시 떨어졌다.

SA에 따르면 올 3분기 빅3 업체들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삼성전자 7230만대, 화웨이 5180만대, 애플 4690만대 순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3% 줄었지만, 화웨이와 애플은 각각 32.5%, 0.4% 늘었다.

◇국내 시장 출고가 압박 거세…폴더블폰 출구될까?

삼성전자 IM부문의 올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스마트폰 제값 받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 8월에 출시한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에 원가 상승을 제대로 반영했지 못했고, 중저가 라인에도 프리미엄급 성능을 탑재했음에도 출고가를 크게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 8월에 출시한 갤럭시노트9 출고가에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했지 못했고, 중저가 라인은 기능은 향상됐는데도 출고가가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완전자급제도 삼성전자 IM부문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이동전화 가입을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통신비는 25%선택약정할인과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으로 낮아진데 반해 단말기 값은 비싸져 이를 업체 간 경쟁을 통해 낮추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저항을 생각하면 스마트폰 값을 무턱대고 올릴 수 없다"면서 "시장점유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삼성전자 IM부문이 제대로 된 가격정책을 펴지 못하면 실적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지만,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중저가와 프리미엄 라인에서 중국, 미국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세밀한 전략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i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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