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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미적거리는 정부…투자길 막힌 업체 '비명'

'회사 이름에 블록체인 있다'며 법인계좌 개설 거부도
정부, 지침 없는 부정적 신호에 은행들 우왕좌왕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8-11-02 15:29 송고 | 2018-11-02 15:35 최종수정
5일 서울 중구 암호화폐 거래업체 빗썸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18.3.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해외 투자 길이 막혔다.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나 지침 없이 부정적인 메시지만 계속 보내고 있다. 이 탓에 은행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2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회사명 두나무)에 따르면 싱가포르 자회사로 자본금 지원을 못 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해외 송금을 거부해 자회사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다른 업체도 상황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업체 A사도 해외 기업으로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받은 대가를 내려고 해외 송금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B사도 은행으로부터 '회사 이름에 블록체인, 비트라는 용어가 들어간다'며 법인 계좌 개설을 거부당했다. 이 회사는 결국 두 용어를 뺀 이름으로 법인명을 바꿨다.

해외 송금은 은행이 스스로 결정한다. 기업이 은행에 해외직접투자 신고서를 내면 은행이 자금 성격을 확인한 뒤 송금하면 된다. 그러나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은 "이번처럼 특정 업종 전체의 해외 송금을 제한한 사례가 없다"며 억울해한다. 

대부분 은행은 "정부의 방침으로 해외 송금이 어렵다"고 업체의 요구를 거절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은 "해외송금을 거절하도록 공문이나 구두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고 업체들에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암호화폐 거래소 해외 송금 여부는 외국환거래법상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려야 한다"며 기재부로 책임을 돌렸다. 

은행들은 정부의 명확한 지침이 없어 해외 송금을 할 수 없는 셈이다. 해외 송금을 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은행만 책임을 떠안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현안 브리핑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C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업체의 해외 송금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암호화폐 업체의 자금은 투자자가 낸 돈이다. 이 돈이 해외에서 자금 세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 어떻게 송금을 해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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