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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대전시 공무원의 허탈감

(대전·충남=뉴스1) 박종명 기자 | 2018-11-02 07:01 송고
박종명 © News1

“어라! 이 사람이 4급도, 3급도 뛰어 넘어 2급이 됐나 보네!”

지난 1일 행정망에 올라온 인사발령 소식을 접한 대전시청 공무원들은 처음엔 청내 다른 공무원인가 싶었다.

민선 7기 들어 신설되는 2급 상당의 경제과학협력관 임명 인사 내용을 보고 한 사무관을 떠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동명이인임을 확인한 공무원들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대전시는 이날 신설되는 경제과학협력관에 배상록 전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과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인사 부서는 기재부 요직을 거친 예산, 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신임 경제과학협력관이 국비 예산 분야의 오랜 경험과 인맥으로 대전시의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민선 7기 동안 국비 확보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특별도시 육성 등 경제과학 분야 정책 보좌 업무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우선 국비 확보라는 명분이 왠지 뜬금없어 보인다. 기재부 출신이라고 국비 확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순진해 보이기까지 하다. 예산·금융 전문가에게 4차 산업혁명 특별시라는 대전시 당면 과제의 정책 보좌 업무에 어울리는지도 의문스럽다. 과학도시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 출신의 과기부 출신 전직 고위 관료로 ‘과학경제협력관’이라 했다면 차라리 명분은 얻었을 것이다.

2급 상당의 전문임기제 가급이라는 직급도 논란거리다. 이미 허태정 시장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이 정무부시장에 임명된데 이어 선대본부장도 3급 상당의 민생정책자문관에 임용된 상태다. 5급 상당의 정무, 자치분권, 성평등 특보도 갖췄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시청 내 외부 고위직 공무원 인플레의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 6기 전문성 없는 산하 단체장 인사로 비판을 받았던 권선택 시장이 정무부시장을 제외하곤 외부 인사를 5급 상당의 3자리 특보로 국한했던 것에 비하면 과하다.

인사는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승진할 만한 사람이 승진해야 하는 것처럼 외부 인사는 그 수가 제한적이어야 한다. 직위의 정도도 조직 내에 위화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공무원들이 낮은 지위에도 30년 넘게 밤낮으로 묵묵히 일하는 것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한 직급씩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가 있어서다. 아무리 선출직 민선시대라 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외부 인사의 규모와 정도에 그런 믿음과 기대가 무너진다면 조직의 안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그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kt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