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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 만에 터진 마수걸이포, 통통 튀는 손흥민이 돌아왔다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16강서 시즌 1-2호… 3-1 승리 견인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11-01 07:43 송고 | 2018-11-01 08:18 최종수정
손흥민이 긴 침묵을 깨고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우리가 알던 자신감 넘치는 손흥민이 돌아왔다. © AFP=News1
손흥민이 긴 침묵을 깨고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우리가 알던 자신감 넘치는 손흥민이 돌아왔다. © AFP=News1

축구선수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적극성이다. 이타심 강한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과 다르게 손흥민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기적인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

상대 수비수를 향해 과감하게 드리블하고, 질주하면서 우물쭈물 없이 슈팅을 구사할 줄 아는 흔치 않는 케이스다. 유럽무대에 진출했던 순간부터 동료와 상대의 이름값에 주눅 들지 않고 손을 번쩍번쩍 들며 패스를 요구했을 정도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손흥민이다.
그 당돌했던 모습을 2018-2019시즌에는 잘 볼 수 없었다. 대다수가 '강행군이다' '혹사다'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던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체력은 떨어져갔고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 손흥민다운 파이팅이 나오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약 80일 동안 축구 팬들은 손흥민답지 않은 의기소침에 안타까움을 느꼈는데, 11월의 첫날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토트넘은 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18-2019시즌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16강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멀티골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손흥민의 선발출전은 이미 예견됐다. 손흥민은 지난달 30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때 필드를 밟지 않았다. 앞선 웨스트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출전하지 않으며 충분히 에너지를 채웠는데, 리그컵에서 폭발시켰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만에 오랜 침묵을 깨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델레 알리의 패스가 수비수 살짝 맞고 박스 안으로 투입됐고 이를 손흥민이 자신감 넘치는 강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대회를 통틀어 10경기만에 신고한 1호골이었다.

손흥민은 내친걸음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다시 델레 알리와의 합작품이었다. 후반 9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시도한 알리의 패스가 상대 맞고 손흥민 쪽으로 흘렀고, 손흥민은 빠르게 드리블한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승기를 잡은 토트넘은 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웨스트햄에 만회골을 내줬으나 불과 4분 뒤인 후반 29분 요렌테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리며 결국 3-1로 승리,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금은 걱정되는 시점으로 향하고 있던 골침묵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8월11일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출전한 뒤 10월 일정이 다 끝날 때까지 골맛을 보지 못했다. 물론 그 사이 공백기가 있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다른 이들보다 출전 빈도가 적었다. 하지만 냉정한 전쟁터에서 마냥 배려와 기다림을 바랄 수는 없는 법.

지금까지는 공격진에 부상자들이 많아 손흥민에게 기회가 제공됐으나 그들이 돌아오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침묵이 길어진다면 주전경쟁에 이로울 게 없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경쟁력 있는 스피드와 결정력으로 다시금 포체티노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무엇보다 스스로 부담을 떨쳤다는 게 가장 값지다. 토트넘 구단은 침묵하는 손흥민을 위해 SNS 등을 통해 많은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 괜찮다고, 믿는다고 계속해서 그를 향한 신뢰를 보내며 조급하지 않길 바랐는데 비로소 답했다. 공격수에게 확실한 대답은 역시 공격 포인트일 수밖에 없다.

웨스트햄전서 득점을 기록한 뒤 손흥민은 아주 오랜만에 환한 웃음으로 기쁨을 표했다. 2018-2019시즌 개막 약 80일만에 통통 튀는 손흥민이 돌아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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