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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덩샤오핑 아들 시진핑에 직격탄 이유는?

덩푸팡 “중국은 주제파악부터 해야” 시진핑의 중국몽에 일격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0-30 10:05 송고 | 2018-10-30 15:31 최종수정
덩푸팡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덩푸팡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鄧樸方,74)이 “중국은 주제파악부터 해야 한다”며 시진핑 주석에게 일격을 가했다.

중국 장애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덩푸팡이 지난달 장애인협회 모임에서 이같이 말하며 ‘중국몽’을 추구하고 있는 시 주석에게 대놓고 쓴소리를 한 것.

◇ “시진핑 주제파악부터 하라” : 덩푸팡은 “중국은 현재의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해 주제를 잘 파악하고, 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와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덩푸팡의 이 같은 지적은 중국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한편 중국몽이란 미명 아래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방법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시진핑 현 정부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덩푸팡의 이같은 발언은 덩샤오핑의 지론인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일맥상통한다. 

덩샤오핑 외교정책의 기본이었던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어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닦을 때 많이 인용된다. 

이는 중국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이나 국력이 생길 때까지는 침묵을 지키면서 미국 등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고, 전술적으로도 협력하는 외교정책을 말한다. 

덩푸팡이 시 주석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은 시 주석이 집권 이후 덩샤오핑의 업적을 계속해서 폐기해 왔기 때문이다.

◇ 집단지도체제 붕괴 : 첫째, 시 주석은 국가주석 임기제를 폐기함으로써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이는 덩샤오핑이 평생을 기울여 확립해 놓은 집단지도체제를 붕괴시킨 것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시절 권력이 일개인에게 집중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에 따라 덩은 집권 이후 집단지도체제를 확립했다.

중국이 집단지도체제를 확립한 이후 권력이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 개혁개방이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 시진핑, 도광양회도 폐기 : 둘째, 시진핑은 덩샤오핑 외교의 원칙인 도광양회도 폐기했다. 

덩샤오핑은 그가 죽기 직전 공산당 고위간부에게만 회람되는 문서를 통해 ‘힘을 비축할 때까지 미국에 맞서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 

시 주석이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일대일로라는 미명 아래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덩샤오핑의 유훈인 도광양회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 시진핑, 덩샤오핑 사상도 절도 : 셋째, 시 주석은 덩샤오핑 사상도 절도했다. 지난번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에 삽입됐다. 

정확한 어구는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習近平 新時代 中國特色的 社會主義 思想)’이다. 

그런데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호다. 바로 덩샤오핑의 슬로건이었다. 덩이 가장 먼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有中國特色的社會主義)’를 주창했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업적을 폐기한 것은 물론 덩의 저작권까지 도둑질한 것이다.

덩샤오핑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보다 못한 덩샤오핑의 장남이 직접 나섰다. 덩푸팡은 중국의 주제파악부터 먼저 하고 선진국과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시 주석에게 건넸다. 

덩샤오핑 가족 사진.  가운데가 덩샤오핑이고 오른쪽이 장남 덩푸팡이다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덩샤오핑 가족 사진.  가운데가 덩샤오핑이고 오른쪽이 장남 덩푸팡이다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시 주석은 중국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등 너무 빠르게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의 섣부른 패권추구는 ‘중국몽’이 아니라 ‘중국망(中國亡, 중국 멸망)’을 불러올 수 있다. 덩푸팡의 고언을 가슴깊이 새겨들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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