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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풀타임, 되살아난 센스… 이청용이 돌아왔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10-22 11:38 송고
보훔의 이청용이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력을 되찾고 있다. (보훔 페이스북) © News1
보훔의 이청용이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력을 되찾고 있다. (보훔 페이스북) © News1

보훔의 푸른 색 저지를 입고 필드를 누비는 '블루 드래곤'의 플레이는 오래도록 한국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던 이청용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전성기 때 모습이라 말하기는 어려우나 서서히 감각이 올라오고 있음은 충분히 느껴졌다.

어느덧 서른. 적잖은 나이가 됐으나 그렇다고 노장을 운운할 정도는 아니다. 충분히 커리어 2막을 열 수 있는 시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되살아나고 있는 이청용의 센스가 반갑다.

이청용이 새 둥지 보훔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청용은 지난 21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폭스파크슈타디온에서 펼쳐진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10라운드 함부르크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3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함부르크의 공격수 황희찬과의 '코리언더비'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향했던 경기인데 두 선수 모두 선발로 필드를 밟았다. A매치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적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황희찬은 함부르크의 최전방에 배치됐다. 그리고 최근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이청용은 보훔의 2선에 배치돼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었다.

올 시즌 유럽리그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코리언더비'였다. 독일 2부리그였으나 의미가 있는 인물들의 대결이라 더 시선이 향했다.

오스트리아 리그(잘츠부르크)를 떠나 도약을 꿈꾸는 한국축구의 미래 황희찬과 새로운 팀을 찾는 지루한 과정을 거쳐 역시 재출발을 선언한 오랜 대들보 이청용의 대결이었는데 스코어가 0-0으로 끝난 것을 포함, 개인적 맞대결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무승부였다.

굳이 가리자면 보다 긴 시간을 뛰었다는 것을 포함, 이청용의 우세승이라 칭해도 무방할 경기였다. 이날 황희찬은 후반 25분 벤치로 들어갔고 이청용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활약했다. 끝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며 보훔의 중요 전력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앞선 경기들에서 윙어로, 때로는 공격형MF로 출격했던 이청용은 이날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2선을 폭넓게 누비면서 찬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영리했다. 드리블이 필요할 때는 직접 과감하게 움직였고 간결한 연결이 필요할 때는 욕심 부리지 않고 패스를 뿌렸다. 템포 조절이 필요할 때의 완급 조절도 노련함의 산물이었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센스에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체력적인 문제도 찾기 힘들었다. 이날 이청용은 많이 뛰었다. 언급했듯 중앙과 측면을 아우르는 넓은 동선을 보였다. 수비가담도 적극적이었다. 이청용은 라인 깊숙한 곳까지 내려가 함부르크의 공격을 직접 가로막는 모습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그러면서 소화한 90분이었다.

지난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까닭에 경기 체력, 경기 감각 등에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최근 3경기 연속 풀타임과 함께 보여준 축구센스는 충분히 고무적이다. 이청용의 플레이가 되살아나면서 자연스레 다음 시선은 '대표팀 복귀' 여부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컨디션이 정상적이라는 전제라면 이청용은 훌륭한 자원이다. 일단 플레이어 자체로의 가치다. 전체적으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서는 미드필드 자원들이 충분해 보이나 '전문 윙어'는 마땅치 않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전임 신태용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이청용을 고심했던 것도 확실한 날개에 대한 아쉬움이 영향을 미쳤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풍부한 경험이다. 기성용과 함께 오래도록 '쌍용'으로 불리던 그의 노하우는 젊은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 대표팀 상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도 매력을 느낄만한 조건이다.

지난 9월과 10월 소집 때는 이청용이 빠졌으나 그땐 부를 수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청용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11월 소집 때 벤투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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