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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INF 파기는 매우 위험"…고르바초프도 트럼프 비판(종합)

러 외무차관 "국제사회 비난 야기할 것"
고르바초프, 트럼프 겨냥 "지혜롭지 못해"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18-10-21 23:03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러시아 정부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 조약'(INF Treaty) 파기를 발표한 데 대해 "매우 위험한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랴브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타스통신에 "이는 국제사회가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모든 세계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심각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랴브로프 차관은 오는 22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상대로 INF 조약 탈퇴를 둘러싼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국제안보와 핵안보,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문제에서 협박을 통해 러시아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미국의) 계속된 시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INF 조약) 합의를 지키려고 했지만, 불행히도 러시아는 합의를 어겼다"며 INF 조약 파기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왜 협상을 하거나 (INF 조약을) 탈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어떤 사항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조약 파기 결정은 러시아 및 중국에 대한 군사력 약화를 우려한 볼턴 보좌관의 작품"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INF 파기 의사는 볼턴 보좌관을 통해 러시아 측에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INF 조약은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핵전력 폐기를 둘러싸고 체결한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인 중거리·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생산된 미사일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조약에 따라 상대국의 미사일 폐기 여부를 직접 확인·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도 했다. 당시 극단적인 핵전력·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던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었다.

협정 30년 만에 파기 위기를 맞은 INF를 놓고 러시아 의회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회의 콘스탄틴 코사체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의 INF 파기는 '뉴스타트' 조약 연장 전망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타트(New START·신전략무기감축협정) 조약은 미·러 간 2011년 체결된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오는 2021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양국은 조약에 따라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 수에 제한을 받는다.

협상 당사자인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군비축소와 관련된 오랜 협약을 절대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합의 파기는 지혜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1987년 미·러 간 중거리핵전력 조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AFP=News1
1987년 미·러 간 중거리핵전력 조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AFP=News1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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