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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서둘러 발표한 美 vs 찜찜한 韓, 왜?

美 국방부 '훈련 유예' 발표 하루 뒤 韓 '유예 협의' 발표
국방부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韓공군 단독훈련 실시"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8-10-21 18:18 송고
한미 공군이 4일 전시 대비 연합작전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에 돌입했다. 비질런트에이스 훈련은 한·미 양국군의 전시 임무수행능력과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례적인 훈련이다. 미 공군 F-16 파이팅 팔콘과 F-35A 라이트닝 II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중 군산기지 활주로 끝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2017.12.4/뉴스1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의 유예를 협의하는 한미 양국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 형국이다.

미 국방부는 '훈련 유예'를 서둘러 발표한 반면 우리 국방부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우리 군 내에서 한미연합훈련 중지 또는 연기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확대 국방장관 회의를 계기로 만났다.

이후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국방부는 (북한과의) 외교 협상이 계속 이어지도록 모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후 우리측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지난 6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 연기 때는 한미 국방부가 공동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이번엔 우리 국방부의 발표는 없었다.

우리 국방부는 하루 뒤인 20일이 되어서야 입장자료를 통해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시점에서 하루 차이가 났을 뿐 아니라 발표 내용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훈련 유예를 기정사실화한 반면 한국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란 입장을 내놓으며 차이를 보였다.

한미 간 엇박자가 나는 듯한 모양새에다가 우리 국방부의 대처가 더딘 것에 대해 지적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국방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을 만나 최근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한미 국방장관은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 기간 (19일 공식회담을 포함) 3차례 기회 회담을 했는데 19일 공식회담에서 매티스 장관이 먼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12월 첫째 주로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자고 제안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및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가진 한ㆍ미ㆍ일 국방장관 회의에서 손을 맞잡아 보이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18.10.20/뉴스1

이에 정 장관은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려면 비질런트 에이스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시행하는 조정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제안했다.

공군 출신인 정 장관은 매티스 장관에게 연합공중훈련의 특성을 설명하며 지상군과 달리 동일한 공간에서 대규모로 하지 않더라도 데이터 링크 등을 통해 물리적 공간의 이격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두 장관은 실무 검토를 거쳐 이달 말 예정된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에서 최종 결정키로 했으나 미 국방부가 그 사이 일방적으로 '훈련 유예'를 발표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측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대해 '유예'라고 발표한 것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2일차로 넘어갈 때 미 국방부 대변인이 그 부분만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미국과 달리 우리측은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 셈이다

우선 미국이 적극적인 태도로 먼저 우리측에 훈련 유예를 요청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현재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강행할 경우 북한이 대화 기조를 엎을 경우를 가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해 12월3일 비질런트 에이스를 겨냥해 "핵전쟁 국면에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측은 군 내부에서 연합방위태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로 훈련의 중지·유예에 거부감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19일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공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8.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이 안 됐다"면서도 "연합훈련은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공군 입장에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가 이날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유예되더라도 우리 공군의 단독훈련을 실시한다고 설명한 것도 최근 남북간 군사합의로 인해 대북 안보태세 약화 우려가 나오는 것을 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실시될 대대급 한미 해병대연합훈련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오는 25일과 31일 워싱턴에서 각각 군사위원회 본회의(MCM·Military Committee Meeting)와 연례안보협의회의(SCM·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을 개최하는데 비질런트 에이스의 최종 유예 여부와 그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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