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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공산주의자' 엇갈린 판결…민사2심도 "명예훼손"

"논리적 비약…인격권 침해"…형사1심은 '무죄'
고영주, 위자료는 3000만원→1000만원으로 감액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10-16 15:21 송고 | 2018-10-16 15:25 최종수정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 2018.8.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공개석상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69)에 대해 법원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보고 항소심에서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에선 무죄가 선고됐지만 민사적인 배상 책임은 유지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판사 김은성)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보수 성향 시민단체의 신년하례식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건 시간문제"라며 "참여정부 시절 대검찰청 공안부장으로 내정됐지만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이 막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당시 발언은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 운동을 했고, 자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수 있었다"며 단순 의견 표명이 아닌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렇게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고 전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문 대통령의 주장일 일부만 발췌해 논하거나 자신의 입장에 맞춰 변형한 논리적 비약"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부림사건을 변호했다고 해서 문 대통령이 그들과 동일한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며 "고 전 이사장은 단순한 일반인이 아니라 법조인 생활을 오래 했고 부림 사건의 검사라 전후 사정을 잘 아는데도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고 전 이사장은 청주지검장으로 발령됐는데 그게 불이익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무리 공적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라도 구체적 정황 없이 악의적이고 모멸적인 표현은 허용될 수 없다"며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은 단순히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지나치게 감정적·모멸적이기에 표현의 자유가 아닌 문 대통령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위자료는 1심에서 인정한 3000만원보다는 감액된 1000만원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연설문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고, 정치적 발언에 대해선 법관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토론·반박으로 걸러져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고문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허위자백을 받아내 기소했고 법원도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재심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2014년 무죄가 선고됐다.

문 대통령은 고 전 이사장이 아무런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말해 자신과 민주진영 전체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고 전 이사장이 당시 발언한 강연의 전체 내용과 흐름, 사용 어휘 등을 고려하면 다소 과장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명예훼손적 의견을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고 전 이사장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에도 넘겨졌지만 지난 8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런 주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공론의 장에서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며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