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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은 무역전쟁이 아니라 이념전쟁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0-15 08:36 송고 | 2018-10-15 17:00 최종수정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 갈등은 무역이 아니라 이념 및 문명 전쟁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 때문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이 중국의 잘못은 아니다. 미국의 잘못이다. 미국은 세계생산의 13%밖에 책임지지 못하면서 소비는 30%나 한다. 따라서 무역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 중국도 만성적인 무역적자국 : 미국만 무역적자를 보는 것은 아니다. 중국도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게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지만 전체 무역은 2008년 이래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래 환상적인 경제적 관계를 이어왔다. 

그런데 돌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중국이 너무 커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프랑켄슈타인(괴물)’을 키운 것이다.
◇ 9.11 테러 이후 미중 밀월 : 2001년은 중국이 WTO에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해다.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는 반테러 전쟁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했고, 중국은 이에 적극 응했다.

부시 행정부는 당초 중국의 인권과 소수민족 문제 등에 대해 압력을 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911 테러가 발생하자 반테러 전쟁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했다. 이후 미중 관계는 밀월을 이어갔다.  

◇ 2008년 금융위기 중국이 적극적으로 미국 도와 : 이후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미국은 전후 가장 큰 경제위기에 봉착했다.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일으키는 방법 등으로 미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미국이 위기를 비교적 빨리 극복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사업의 비중이 날로 커지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모두 빚더미에 쌓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민간 부분은 크게 위축됐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민간 부분 활성화에 적극 나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으나 중국 경제는 갈수록 정부 주도하의 경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 중국 경제 민간 부문 크게 위축 : 이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처럼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 정치적으로는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모델을 원한다. 

그러나 중국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하의 경제발전으로 인권은 물론 정치적 민주화도 전혀 진전이 없다.

이에 미국은 칼을 빼든 것이다. 미국은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채택하고 있는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는 비교적 수월하게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체결했다. 일본과 EU와도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무난히 타결될 것이다.

미국은 이들 자유시장 경제국을 모아 중국에 대항케 할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진영과 정부주도의 비시장경제(중국) 진영과의 싸움을 유도하는 것이다.

◇ 아직은 미국이 중국 압도 : 물론 자유시장 경제국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국가들은 중국보다는 미국에 더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EU와 일본 캐나다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양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양의 2배를 상회한다. 외국인 직접 투자도 미국이 중국보다 4배 더 많다. 

언젠가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겠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경제국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을 편들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의 의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수호하기 위해서 한반도와 베트남에서 전쟁을 벌인 국가다. 중국이 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시점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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