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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때려 사망했지만 석방된 남성…2심서 법정구속

1심 '살인했더라도' 유족과 합의했으니 석방
2심 '살인한 이상' 피해자 속죄해야 하니 구속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10-12 06:3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다른 남자와 사귄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해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1심은 피고인이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우발적인 범죄였고 유족들과 합의한 점을 고려해 석방했지만, 2심은 살인을 저지른 이상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0)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불구속 상태였던 이씨는 실형 선고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형이 선고되자 이씨는 "두 아이가 있으니 살펴달라"며 재판장에게 울며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A씨(사망 당시 46세)와 교제하던 중 지난해 7월 A씨가 다른 남자와 1년 넘게 교제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그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됐다.

1심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순간적으로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 측과 합의해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구속 상태였던 이씨를 석방했다.

하지만 2심은 유족들과 합의했더라도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이상 죽은 피고인에게 속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이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고, 남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기에 상응하는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피해자는 무차별적 폭행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결국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범행을 의도하지 않았고 범행 후 스스로 신고했으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유족들에게 상당한 위자료를 지급했으며 유족들도 이씨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것들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결과를 되돌릴 순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유족과 합의하긴 했지만 그 합의가 이미 죽은 사람을 달랠 수는 없다"며 "죽은 사람은 이미 없는데, 그를 놔두고 한 합의가 비참하게 죽은 망자의 원통함과 억울함을 과연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죽은 사람의 원통함과 억울함에 대해선 피고인이 상당한 시간 동안 속죄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이를 거쳐야만 피고인은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저 세상에서 피해자가 이씨의 석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씨는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런 종류의 사건에선 망자의 고통을 위로하고 억울함과 원통함을 덜어주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저는 피고인이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