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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돌보던 유기견 '상암이', 포획과정서 마취총 맞고 사망…누가 책임?

수의사 동행없는 마취총 난사…"유기동물 생명 위협"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2018-10-03 07:00 송고 | 2018-10-03 12:47 최종수정
주민들이 돌봐오던 '상암이'는 포획팀이 쏜 마취총에 사망했다.(사진 SNS 캡처)© News1
주민들이 돌봐오던 '상암이'는 포획팀이 쏜 마취총에 사망했다.(사진 SNS 캡처)© News1

주민들이 돌봐온 유기견이 마취총에 맞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포획 시 무분별한 마취총 사용을 규제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유기견 포획시 마취총 사용을 개선해 달라'라는 글이 올라와 5일 동안 3000명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주민들의 보살핌으로 마포구 월드컵공원에 살던 누렁이 '상암이'가 포획시 쏜 마취총으로 사망했다"며 "서울시로부터 '안전한 방법으로 포획해 각 지자체 센터에서 보호조치 한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안전하게 포획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기견 포획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암이의 사연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상암이를 위한 병원, 쉼터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밥을 챙겨주던 주민들끼리 상암이를 구조하기 위한 팀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에 합류했던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상암이는 순하고 친구들을 워낙 좋아해 반려견 놀이터를 늘 서성였다"며 "견주가 없어 놀이터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해 놀이터 옆 잔디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던 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되면 입양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지난 27일 서울시 담당자로 부터 '마취총을 사용해 (유기동물들을)포획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서둘러 다음날 모두 모여 잡기로 한 상태"였다며 "이렇게 빨리 포획하고 마취총으로 사망까지 할 지 몰랐다"고 안타까워 했다. 구조팀들은 담당자에게 '상암이는 진료, 훈련, 입양까지 모두 시민(구조)팀들이 책임지고 진행하겠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에 합류했던 B씨는 "보통 넙적다리나 엉덩이 쪽에 마취총을 쏜다는데 상암이는 정면으로 윗 가슴쪽에 맞았다"며 "상암이는 순한 아인데 민원들도 계속 들어오고 곧 억새축제도 있으니 급하게 포획 한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조영수 동물권단체 하이 대표는 마취총을 사용할 때는 개들의 컨디션, 건강상태, 주변 환경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마취총을 맞고 바로 마취가 되진 않기 때문에 놀라서 도망간 동물의 생명이 위험해 질 수 있다"며 "마취총은 포획의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어쩔 수 없이 마취총을 사용해야 할 경우엔 수의사와 동행해야 하고, 안정제는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자체에서는 유기동물 신고에 대해 '민원처리를 한다'는 생각보다 '유기동물을 생명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유기동물 방지 및 유기동물 관련 업무에 따른 전문적인 교육과 인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모두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부공원녹지사업소 담당자는 마취총을 사용한 당시 수의사가 동행했느냐는 질문에 "포획장소에는 수의사가 동행하지 않고, 마취를 확인하고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다른 강아지들과 잘 놀던 '상암이'(사진 SNS 캡처)© News1
다른 강아지들과 잘 놀던 '상암이'(사진 SNS 캡처)© News1


안타깝게 죽은 상암이를 추모하는 주민들.(사진 SNS 캡처)© News1
안타깝게 죽은 상암이를 추모하는 주민들.(사진 SNS 캡처)© News1



yeon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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