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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료도 부채, 기업공개 서두르는 LCC들 "투자심리 악화될라"

티웨이항공 청약 흥행 실패 전례,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8-09-24 07:15 송고
에어부산  운용 항공기(뉴스1DB)© News1
에어부산  운용 항공기(뉴스1DB)© News1

진에어와 티웨이에 이어 에어부산, 이스타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배경에는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그동안 비용으로 처리해왔던 리스 사용료를 부채로 잡아야해서다. 이 경우 재무제표상 부채비율 확대가 불가피하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 기업공개(IPO)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운용리스 비용으로 652억원을 지불했다. 운용 여객기는 총 18대다. 올해는 여객기 대수가 25대로 늘어나 부담해야할 리스료가 1000억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은 최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LCC들은 리스 비용을 월 단위로 정산하는데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해 426억2600만원의 리스료를 부담했다. 운용리스 기체는 인터내셔널 리스 파이낸스 등 리스업체에서 빌려 쓰는 여객기를 말한다.
상장업체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역시 리스료 부담금액이 연간 1000여억원에 이른다. 연간 1000억원대의 리스료를 부담하고 있는 LCC들 입장에서 회계기준 변경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리스업체에 빌려 쓰는 기체는 사업에 필요한 자산이지만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산항목에서 제외됐다. 대신 리스료는 벌기 위해 쓰는 돈이라는 명목으로 비용 처리해왔다.

리스료는 다른 회사에 줘야하는 돈이어서 사실상 부채에 해당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기준을 변경했고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경우 항공업체의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한데 이는 투자매력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IPO를 준비하고 있는 항공업체에게 부채비율 상승은 공모가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에어부산이 지불한 리스료를 부채로 잡으면 이 회사 부채비율은 119.8%에서 173.2%로 확대된다. 기업공개로 자금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부채비율 확대 등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부채비율 상승은 공모가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주식 공모가격은 수요예측 결과를 감안해 정하는데 부채비율 상승으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면 IPO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해 말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친 이스타항공 역시 이같은 우려 때문에 IPO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다만 항공업을 둘러싼 외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 이들 회사의 기업공개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상장한 티웨이항공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절차에서 흥행에 실패했고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고유가 영향에 상당수 상장 항공사들은 2분기 실적악화에 시달렸다. 에어부산의 경우 예비심사 문턱을 넘더라도 수요예측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진에어를 시작으로 티웨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LCC들이 상장대열에 합류한 것은 부채증가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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