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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엔 설탕·2018년은 HMR"…추석 선물세트 어떻게 변했나

경제 발전 맞춰 선물세트도 진화…품목 다양해져
올해는 소확행·가심비 상품 인기…1인 가구 맞춤형 상품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8-09-23 10:00 송고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올해 선물세트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가구와 실속형 선물이다.
그동안 추석 등 명절 선물세트는 진화를 거듭해왔다. 광복 이후 배고픈 시절에는 설탕이 가장 인기 상품이었다. 이후 경제 성장에 맞춰 커피 선물세트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정육 세트와 상품권 등으로 명절 선물 풍속도가 변신을 거듭했다.  

1960년대 설탕 광고 © News1
1960년대 설탕 광고 © News1

◇1950~1960년대, 최고의 선물은 '설탕'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국내 산업 기반도 없었기 때문에 명절 선물이 상품화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밀가루나 쌀·달걀 등 농·수산물을 주고받았다. 일상 속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전쟁의 피해를 복구한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선물이 등장했다. 백화점에서도 이때부터 추석 신문광고를 집행했다. 1장짜리 추석 전단도 제작해 배포하는 등 판촉행사가 시작됐다.

주로 설탕과 비누, 조미료 등 생필품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선물 종류는 100여종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은 설탕이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기에 단맛을 내는 설탕은 가정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다. 당시 6kg짜리 설탕 한 봉지의 가격은 780원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먹는 제품들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며 "단맛을 내는 사탕이나 과자를 못 먹던 시기에 설탕은 아주 반가운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맥심 커피 선물세트 © News1
맥심 커피 선물세트 © News1

◇1970~1980년대, 커피부터 정육 세트까지 '고급화'

1970년대는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선물의 종류가 1000여종까지 늘었다.

식용유와 럭키치약·와이셔츠·가죽제품·주류 등의 선물이 등장했다. 가격대는 주로 3000~5000원 내외였다. 산업화로 국내에서 공산품이 활발하게 생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커피세트도 인기를 끌었다. 다방 등을 통해 커피 문화가 퍼지면서 동석식품의 맥스웰 커피가 대표 선물로 떠올랐다.

어린이들에게는 여러 과자가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가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울러 화장품과 여성용 속옷·스타킹 등도 선물했다.

1980년대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선물도 고급화·다양화했다. 선물 종류는 3000여종까지 늘었다.

넥타이와 스카프·지갑·벨트·양말 등을 주고받았다. 아울러 정육 세트와 고급 과일·참치·통조림도 등장했다.

백화점을 통한 고급 선물도 수요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성장에 맞춰 고급 선물의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가위 명절선물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18.8.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가위 명절선물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18.8.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990~2000년대, 건강식품·상품권의 등장

1990년대 추석 선물은 가격대도 다양해지고 실속형 선물이 늘었다. 주로 백화점과 할인점을 통한 선물세트가 판매됐다.

기존의 햄이나 참치 등 규격화된 상품은 줄고 지역특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증가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삼·꿀·영지 등이 강세를 보였다.

상품권도 1990년대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 상품권은 도서 상품권이다. 청소년들이 선호했다.

2000년대에는 와인과 올리브유 등이 새로 등장했다. 상품권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백화점 상품권과 구두 상품권이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전자완구와 입체서적·퍼즐·전자기기도 주고받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홍삼과 비타민 등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었다. 건강과 고급화가 키워드가 됐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2018년, 소확행·가심비 갖춘 선물 '인기'


올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자극하는 이색 선물 세트가 눈길을 끈다.

소규모 한우세트와 미니 과실주 등이 대표적이다. 거품은 뺀 대신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맞춤형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가정 간편식(HMR) 식품이 대표적이다. 집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국이나 찌개·반찬 등이 대거 출시됐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농수산물가공품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증액되면서 농수산물도 전면에 등장했다. 실속형 상품에서 고급형으로 진화했다는 평이다.

취향에 맞춘 이색 선물세트도 인기다. 반려동물을 위한 추석 선물세트도 나왔다. 또 아보카도 등 그동안 쉽게 보지 못했던 과일까지 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에 맞춰 거품은 줄이고 1인 가구에 적합한 상품들이 대거 출시됐다"고 말했다.

한편 G마켓에서 최근 3년 명절 선물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는 '가공식품'을, 4050세대는 '신선식품'을 명절 선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펫심을 잡기 위해 출시된 선물세트들. © News1
펫심을 잡기 위해 출시된 선물세트들. © News1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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