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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답답하고 소화불량…주부 울리는 '명절 스트레스'

고된 가사노동·가족간 불화 원인…대화 필요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8-09-22 09:05 송고 | 2018-09-27 08:27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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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했던 기혼 여성이 추석연휴 기간에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불량 증상을 겪었다면 명절증후군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22일 최태규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을 1~2주 앞두고 부쩍 결혼한 여성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대다수 환자들은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명절증후군은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명절 때마다 환자가 증가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병명이다. 명절증후군은 환자마다 증상이 제각각이다. 주로 짜증이 나고 머리나 배가 아프며, 온몸에 힘이 빠진다. 꼭 짚어 설명할 수 없지만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크다. 중증인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몸이 축나는 것은 스트레스가 크다는 신호다. 대개 가족들과 불화를 겪었거나 고된 가사노동, 낮은 자존감, 열등감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장거리 이동으로 피로까지 쌓이면 드물게는 현기증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댁 중심의 차례상 문화도 주부들을 힘들게 한다. 식구들 식사를 챙기고 차례상까지 준비하다 보면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명절증후군에 걸린 주부들은 입버릇처럼 "짜증이 난다"고 호소한다.
최태규 교수는 "명절증후군 증상이 2주 넘게 이어지면 적응장애나 우울증, 신체형장애로 진단한다"며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질환이라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여성들의 가정 내 지위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은 주부들의 몫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하는 여성일수록 가사노동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 시간은 2014년 기준으로 여성이 3시간13분으로 남성 41분에 비해 4.7배 길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노동을 하는 가구 비율은 13.8%에 그쳤다.

최태규 교수는 "최근에는 남성들도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반론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성들의 심리적·육체적 부담이 훨씬 크고 환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명절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평한 가사 분담과 가족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다. 명절 음식은 가족들이 골고루 분담해 준비한다. 가족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마음의 문을 열고 긍정적으로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편이 배우자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들 앞에서 아내를 흉보는 것은 최악의 행동으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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