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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 폐업 위기…로드숍 몰락 '신호탄?"(종합)

적자누적·제품공급중단 이어 부동산가압류 '유동성 위기'
스킨푸드 "가압류 우리와 관계無…시장침체로 일부 품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정혜민 기자 | 2018-09-20 11:06 송고 | 2018-09-20 11:22 최종수정
20일 오전 비 내리는 서울 명동 스킨푸드 매장 © News1
20일 오전 비 내리는 서울 명동 스킨푸드 매장 © News1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였던 스킨푸드가 계속되는 악재에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스킨푸드 사태가 '로드숍 몰락'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 유통 채널이 '단일 브랜드숍' 위주에서 올리브영 등 편집숍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서다.

스킨푸드 측은 폐업 위기라는 지적에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스킨푸드의 자회사 아이피어리스 안성공장이 법원에 가압류 된 것에 대해선 "스킨푸드엔 부동산이 없어 확인하기 어렵다"고 다소 동떨어진 답을 내놨다.

◇협력업체 미지급금 20억+은행빚 20억, 부채비율 781%

20일 스킨푸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두성캠테크·아이튜벡스(용기제조업체), 제일참(포장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방법원은 스킨푸드 협력업체 14곳이 스킨푸드(자회사 아이피어리스 안성공장)를 상대로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스킨푸드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납품대금을 계속 받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협력사들과 논의 끝에 아이피어리스 공장 부지에 가압류신청을 들어간 것"이라며 "최근 법원으로부터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소식을 받았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스킨푸드는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이들 업체에 약 20억원의 납품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법원이 가압류신청을 받아들인 만큼 스킨푸드는 앞으로 경기도 안성 소재 본사 건물과 토지를 매각하거나 양도할 수 없게 된다.

한때 국내 브랜드숍 3위까지 올랐던 스킨푸드의 위기 징후는 계속돼 왔다. 올 들어 가맹점에 인기 제품마저 공급하지 못하고 있고 협력사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스킨푸드의 유동성 부족은 위험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또 중소기업은행에서 빌린 29억원을 오는 10월10일(19억원)과 12월28일(10억원)에 각각 갚아야 한다. 만기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스킨푸드는 사실상 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그동안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부채 총계만 434억1511만원으로 기록됐다. 총자본 55억577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부채비율은 무려 781%다. 특히 스킨푸드의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한 안세 회계법인은 강조사항을 통해 "(스킨푸드의)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스킨푸드 자체 SNS에 한 점주가 텅 빈 매대 사진과 함께
스킨푸드 자체 SNS에 한 점주가 텅 빈 매대 사진과 함께 "이게 매장입니까? 클렌징티슈도 인터넷에서 택배비 주고 살까요? 1인에 2개 한정이던데 그냥 폐점이 답이네요"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 News1

스킨푸드의 가맹점에 대한 제품공급 중단도 장기화되고 있다. 점주들은 가게 문을 열어도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이지만 본사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않은지 오래다. 그러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가맹점이 가맹계약 해지를 요청하면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 스킨푸드의 '구조 혁신'을 이끌었던 최영호 국내사업부문장(상무이사) 마저도 돌연 퇴사했다. 최 이사는 아모레퍼시픽 출신으로 2015년 스킨푸드에 입사해 중국법인장을 맡은 뒤 올해 초부터 국내 사업을 이끌어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 이사의 퇴사와 스킨푸드의 폐업 위기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폐업 위기 지적에 스킨푸드 "재무제표 나와 있는 대로"

스킨푸드는 주로 자회사 아이피어리스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일부는 화장품 ODM·OEM 업체에 위탁해 생산한다. 조 대표의 부친은 조중민 전 피어리스 회장으로 피어리스는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의 모태다. 조윤호 대표이사는 아이피어리스와 스킨푸드를 각각 2002년과 2004년 설립했다.

현재 스킨푸드 지분 100%는 조윤호 대표이사와 가족, 관계사가 모두 보유했다. 최대주주는 조윤호 대표이사로 77.28%를 가지고 있다. 뒤를 이어 조윤성 부사장과 아이피어리스가 각각 11.36%를 보유 중이다.

스킨푸드 측은 아이피어리스 안성공장에 대한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진 데 대해 "스킨푸드는 부동산이 없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아이피어리스는 스킨푸드 것이 아니다"고 공식 답변을 내놨다. 폐업 위기 지적에는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제품공급 중단 사태에 대해서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체 생산 금액 중 일부가 줄었다"며 "원부자재 수급이 지연됐고 예상치 못한 판매량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부 품목이 품절됐다"고 밝혔다.

스킨푸드는 2000년대까지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얻으며 급성장했지만 이후부터 2014년까지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며 정면승부를 벌이다 오히려 충성 소비자층을 잃어버리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여기에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이 실패하면서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

스킨푸드는 2014년 이후 4년 연속 수십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98억원에 매출도 1269억원으로 전년 1690억원 대비 25% 줄었다. 스킨푸드 중국법인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자본잠식, 미국법인은 2016년부터 2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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