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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불참'에 현대차도 투자 난색…광주형일자리 '무산'?(종합)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18-09-19 21:09 송고 | 2018-09-20 05:44 최종수정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가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형 일자리 불참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광주본부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가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형 일자리 불참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광주본부는 "현재 추진되는 현대자동차 투자 협상은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투자 유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2018.9.1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현대차 투자 유치 사업'에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현대차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기아자동차 광주지회 전 집행부 등 양대노총은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대차 투자 유치사업'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광주시민을 모든 비정규직보다 못한 일터로 몰아넣고 최저임금에 허덕이게 하려는 광주시의 투자협상과 관련된 모든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광주형 일자리를 왜곡하고 변절시킨 광주시의 투자협상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주시의 현대차 투자협상은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양극화 해소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노동존중을 중요시하는데 광주시는 노동배제를 당연시한다"며 "광주시는 사회적 대화를 내팽개치고 밀실협상으로 일관하고 현대차에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최악의 조건을 붙잡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광주시의 현대차 투자 협상에 노동계 참여와 협상 과정 공개를 요구해왔다.

한국노총은 노동계가 실질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협상 참여를 보장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한 부여, 광주형 일자리 4대 핵심의제를 투자협약에 포함하겠다는 것을 확약해 달라고 했다.

광주형 일자리 4대 핵심의제는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 등이다.

이용섭 광주시장.2018.9.14/뉴스1© News1
이용섭 광주시장.2018.9.14/뉴스1© News1

노동계의 요구에 광주시는 "현대차와의 협상내용을 있는 그대로 다 공개하고 투자협상과정에 노동계 참여 보장과 광주형 일자리 4대 핵심의제를 투자협약에 포함해달라는 제안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도 노동계 참여 없이는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노사상생형 모델이기 때문에 지역 노동계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투자 협상 과정 공개나 협상 참여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시와 노동계 사이에 생긴 깊은 불신을 깨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의 초임 연봉이 애초 4000만원으로 제안됐으나 협상 과정에서 기본급 1800만원에 직무수당 300만원 등 210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계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한국노총은 "새롭게 만들어질 공장에서 밤잠 못자고 8시간씩 교대근무로 일해도 5년간 2100만원만 받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는 광주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 하남공단 어디를 가도 이보다 더 낮은 임금을 주는 곳이 없다"며 "광주시가 시민들을 비정규직보다 못한 일터로 몰아넣고 최저임금에 허덕이게 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평균 초임연봉 3000만~4000만원 수준을 근간으로 추진해 왔다"며 "2100만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구체적인 임금은 신설법인이 경영수지 분석 등 전문연구 용역을 통해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며 "광주형 일자리는 반값 임금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으나 노동계의 입장을 되돌리진 못했다.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하자 현대차도 이날 오후 '노동계 참여 없이는 투자가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투자자의 일원으로 광주지역 노사민정 합의를 전제로 투자를 검토한 것"이라며 "노사민정 합의가 안되면 현실적으로 참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결국 노사민정의 한 축인 노동계가 이날 현대차 완성차 투자유치와 관련한 모든 논의에 불참하기로 선언한 데 이어 현대차도 난색을 표명하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최대 위기에 빠졌다.


nofate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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