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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완화" "안보도박 안돼"…전문가들이 본 '평양 선언'

'모든 공간서 적대 중지' 두고 엇갈리는 의견

(평양·서울=뉴스1) 평양공동취재단, 문대현 기자 | 2018-09-19 17:32 송고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19일 채택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이하 군사합의서)'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합의된 신뢰조치를 뛰어넘은 파격적인 내용에 '이제부터 전쟁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는 환영의 반응이 나오는 반면 '아직 적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보에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이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각각 서명하고 합의서를 교환했다.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판문점선언'에 담긴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 서해 평화수역 조성, 군사당국자회담 정례화 등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담겼다.

특히 지상 적대행위 중지 차원에서 MDL 기준 총 10km폭의 완충지대를 형성해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MDL 상공엔 비행금지구역도 설정하기로 했다. 범위는 고정익항공기의 경우 동·서부 각각 40km 20km이며, 회전익항공기는 10km, 무인기는 각각 15km 10km, 기구는 25km이다.

해상에선 서해 남측 덕적도부터 북측 초도, 동해 남측 속초부터 북측 동천까지 약 80㎞ 해역을 완충수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남북 역사상 이 정도 수준의 군사합의는 전례가 없다는 평가다. 실질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키고 남과 북의 '종전선언'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남북이 공고한 전쟁 종식 의지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것은 향후 북미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전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해군 예비역 대령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이 제일 원하는 것은 경협인데 유엔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아 군사분야를 먼저 진전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합의 결과는 등가성에 맞게 조치를 취했다. 일방적 양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국장은 "특히 서해에 공동어로수역이 형성되면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이 추가로 비핵화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당장 먼저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하는 게 순서상으로도 알맞다고 문 국장은 주장했다.

신범철 아산 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합의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는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예비역 대령 출신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의 핵 위협이 전혀 없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재래식 전력을 양보한 조치는 우려가 된다"며 "특히 평양에 비해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서울은 방어가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박 원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한다고 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훈련을 안 하면 만일의 사태에 나라를 어떻게 지키냐"며 "나라의 안보를 가지고서는 도박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재래식 무기를 상호 철수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우리 안보에 구멍이 뚫린다는 우려였다.

신 센터장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완화가 같이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향후 비핵화 협상이 지연된다면 우리가 열세로 몰릴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재래식 군사력을 가동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것은 전략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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