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여행썰풀이] 수백쌍이 웨딩촬영을 동시에?…하이난 이색 명소

중국 정부가 지정한 '웨딩사진 촬영기지'

(하이난=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8-09-19 15:20 송고
웨딩촬영을 위해 이동하는 중국인 커플들© News1 윤슬빈 기자
웨딩촬영을 위해 이동하는 중국인 커플들© News1 윤슬빈 기자
 
인구 1위 국가가 아니랄까 봐 중국에선 어딜 가나 주변 경치보다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중국어엔 성조(소리의 높낮이)가 있어서 시끄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특히 재미난 풍경이 있는 곳이 '하이난'이다. 중국의 최남단 섬이자,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중국 현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다. 크기는 제주도의 19배나 된다. 

이곳에선 어디서도 본 적도 없는 수백명의 예비신혼부부들이 모여 웨딩촬영을 하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하이난성에 속한 싼야(삼아)엔 1000여 개의 웨딩 촬영 스튜디오가 있는데, 매년 최소 10만명의 커플들이 이곳을 찾는다. 중국이라 가능한 숫자다.
다샤오둥톈에선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을 너무 쉽게 볼수 있다© News1 
다샤오둥톈에선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을 너무 쉽게 볼수 있다© News1 

이 어마어마한 커플들의 수를 몸소 체감할 수 있는 곳이 '다샤오둥톈'(대소동천)이다. 

탁 트인 싼야의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중국정부가 최고등급인 5A 등급의 여행지로 지정한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백색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잘 갖춰진 정장을 입은 신랑부터 눈에 띈다.

처음엔 한 커플, 몇 걸음 움직이면 두 커플, 그리고 점차 수십, 수백명의 커플이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야외 수영장에서 가지각색의 콘셉트로 촬영하고 있는 예비부부들의 모습© News1
야외 수영장에서 가지각색의 콘셉트로 촬영하고 있는 예비부부들의 모습© News1

그 진풍경의 하이라이트는 다샤오둥텐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전기 자동차를 타고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야 나오는 리조트다. 리조트 전용 해변 바위들에선 촬영이 진행된다.

바다와 마치 이어진 듯하게 설계된 야외 수영장은 더 가까이 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넓지도 않은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동시에 사진촬영을 하는 커플만 5쌍이나 됐다.

같은 장소에서 촬영하지만 모든 커플들이 예약한 스튜디오는 다르다. 그 덕에 의상도 포즈도 다양하고, 촬영 기사의 요구하는 소리도 제각각이다.

야외 수영장에서 촬영은 몸매가 한껏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는 것을 비롯해 마치 연예인 화보 촬영을 방불케 한다.© News1
야외 수영장에서 촬영은 몸매가 한껏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는 것을 비롯해 마치 연예인 화보 촬영을 방불케 한다.© News1
네 커플은 모두 다른 스튜디오에서 예약해서 왔기 때문에 스텝들 수도 어마어마하다© News1 
네 커플은 모두 다른 스튜디오에서 예약해서 왔기 때문에 스텝들 수도 어마어마하다© News1 

여기서 더 재미난 것은 이곳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웨딩사진 촬영기지'라는 점이다.

정부에서 지정한다는 것 조차 의아하지만, 중국에서 서양 결혼식이나 웨딩 촬영이 허용된 것은 불과 몇 년 안 된다. 국내 웨딩 촬영을 권장하면서 촬영 기지라는 명칭이 생겨났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 중국의 결혼 트렌드를 보면 이곳이 왜 이렇게 뜨겁게 떠오른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맞춤형 결혼식이 인기를 끌면서, 본식과 피로연보다도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혼수 신혼여행 등 부대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한몫한다.

멀리서 보면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 듯해 보이지만, 한 커플마다 각자 현재에 만족하며 행복해하는 얼굴을 볼 수 있다.


seulbi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