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1998년생인 그리는 아홉 살 때부터 '김구라 아들'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리는 스물 한 살의 나이임에도 성숙한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그리는 "유명인의 아들이기 때문에 '고등래퍼'에서 탈락한 후에도 더 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그러나 내 앞에 있는 수식어들은 나를 이만큼 알릴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원망하지 않는다"며 착실히 음악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고등래퍼' 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동안 성숙한 마인드와 실력을 더한 그리는 지난달 자작곡 '도브스'를 발표하며 가수로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신곡 발표 후 활동 중인 그리를 최근 연남동의 한 펍에서 만났다.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N딥:풀이]②에 이어>- 귀여운 김구라의 아들에서 래퍼 그리로 성장했어요. 그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이 있었을 텐데요.
▶ '보통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게임하고, 놀다가 자기 꿈을 찾은 뒤에 (미디어에) 노출되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저는 9살 때부터 방송에 노출되다 보니 꿈을 정하는 과정까지 다 알려졌잖아요. 감사하고 좋은데 어릴 때부터 하늘 위에 CCTV가 떠 있는 느낌을 종종 받았어요. 가끔 억울하다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제가 안고 가야 하는 것 같아요. 다행히 악플에 상처받진 않아요. 멘탈은 그 누구보다 세서요.(웃음)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 음악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나요.
▶ 아직은 제가 쓸 정도로만 벌어요.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한 상태는 아니고요. 어머니 빚이 남은 게 있어서요. 절 낳아주신 어머니의 일이니까 이건 제 의지로 갚겠다고 했어요. 대신 아버지가 제가 생활할 때 드는 돈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계세요. 아직 아버지에게 수입을 드리지 못하지만 내년에는 고급시계를 아버지 손목에 채워드리는 게 목표예요.
- 자취를 시작하고 차도 샀다고 들었어요.
▶ 지난해 말부터 자취를 시작했어요. 상암에 살고 있는데 작업실 왔다 갔다 하기가 편해요. 차도 샀는데 그건 아버지가 조금 보태주셨어요. 오늘은 안 가져왔어요. 주차를 하던 중에 벽에 몇 번 부딪혀서 영광의 상처가 많은데 혹시 기자님들이 보실까 봐.(웃음) 덕분에 지금은 21살 중에는 운전을 잘하는 편이 아닐까 생각해요.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 사회인으로 완전히 독립한 소감이 어때요.
▶ 예전에는 아버지가 일찍 출근하니까 방해될까 봐 저도 일부러 일찍 자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해가 뜨든 지든 언제든지 자도 되는 자유로운 삶이 생겨서 좋아요.
- 본격적으로 래퍼 활동을 하면서 음악적으로 어떤 것을 배우고 발전시켰나요.
▶ 도전정신. 20살이 넘고 이름을 '그리'로 바꾸고 나서는 도전정신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이전에 발표한 '이불 밖은 위험해'나 '열아홉'은 대중이 좋아하는 곡이잖아요. 물론 그 음악이 나빴다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 음악을 시작한 후제 색깔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 읊조리는 랩부터 리드미컬한 랩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 저는 색깔이 없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잘 어울리는 래퍼요. '돈 츄 럽 미' 파트 1에서는 발라드 식으로 노래만 했고, 파트 2에서는 지르듯이 랩을 했어요. 'DOVES'에서는 리드미컬한 랩을 했고요. 이번 미니앨범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려고 해요. 어딜 붙여놔도 잘 하는, 하나의 색이라고 칭할 수 정의 내릴 수 없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가수도 있나요.
▶ 혁오의 오혁이요. 그분도 너무 예술가라고 들어서 한 번 뵙고 싶어요.
- 롤모델은 없나요.
▶ 배우 이병헌. 로맨틱한 남자부터 악역, 왕까지 다 잘 어울리잖아요. (연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것 같아요. 뭐든지 다 흡수를 해서 잘한다는 느낌.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가요계에서는 롤모델이 없어요.
hm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