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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는 찍었는데…강남권 계약자들 잠 못 이루는 밤, 왜?

단기급등에 매물감소로 도장찍은 매수자 좌불안석
9·13 이후 매수자·매도자 모두 집값 변화 촉각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18-09-18 07:00 송고 | 2018-09-18 22:19 최종수정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일대 중개사무소© News1 허경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일대 중개사무소© News1 허경 기자

"아직 실거래가 신고 전으로 잉크도 마르지 않는 계약이 있습니다. (9·13)대책 발표 이후에 매수자들은 계약을 취소할 수도 없고…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압구정 A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지난주 세금과 대출 규제를 강화한 9·13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매물 감소와 단기간 가격 급등을 참지 못하고 추격매수를 택한 계약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앞으로 가격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계약 시기 적절성에 의구심이 들고 있어서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03%포인트 줄어든 0.51%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2주연속(0.57%→0.54%→0.51%) 줄었다.

앞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면서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선 대책 발표 이후엔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팔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었다. 다주택자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9·13대책이 고가의 똘똘한 한 채와 다주택자의 세금을 강화하면서 최근 추격매수에 나섰던 계약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강남권 집값 상승 여력이 9·13책 이후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압구정 A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달이 잔금기간이라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매수·매도자 모두 계약 시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집값이 조정되면 매수자들에게, 집값이 오르면 매도자들에게 항의가 올 것 같다"면서도 "첫 주말이 지났는데 아직은 눈에 띄는 심리적인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특히 강남 곳곳에선 대책 발표를 앞두고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은 지난 7월 43억2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돼 지난 1월(43억원)을 넘어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남구 압구정에서도 최고가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문이 있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45억원에 거래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아직 실거래가 신고 전이어서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단기급등과 매물 잠김 현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추격매수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수요자보단 현금 보유가 높은 투자자로 추정된다.

압구정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부터 꾸준히 거주한 주민들을 제외하면 실수요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계약자들은 100% 투자자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고 귀띔했다.

주목할 점은 현 정부 들어 수차례 나온 대책에 학습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단기간 '눈치보기' 장세에서 돌연 분위기가 다시 뜨거워진 상황을 매수·매도자 모두 경험했다. 계약자들 역시 장기전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한남동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또 강력한 대책 발표 가능성을 예고해 급격한 상승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려고 문의가 있지만 호가는 변동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9·13대책 이후 첫 계약자 등장이 시장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로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앞으로 집주인 행보는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정부 대책 목적은 '똘똘한 한채'로 귀결된다. 지방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을 처분하고 강남으로 상경해 실거래를 진행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당장 급박한 거래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와 투자자들이 내놓을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양지영 R&C 소장은 "추격매수자들은 세금 부담이 커져 다시 한번 신중해야 한다"며 "단기간 집값 급등과 금리인상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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