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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정리뷰] 가을에 어울리는 작품…연극 '조씨고아'

초·재연 보완한 완벽한 명품…10월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8-09-16 09:01 송고 | 2018-09-16 09:56 최종수정
연극 '조씨고아' 주인공 정영(하성광)© News1
연극 '조씨고아' 주인공 정영(하성광)© News1

세번째로 무대에 오른 '조씨고아'는 초연(2015년)과 재연(2017년)에서의 2% 아쉬운 점들을 제대로 보완한 듯하다. 관객들에게 탄탄한 밀도와 몰입감을 제공한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조씨고아'는 2015년 초연에서 이미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쓸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희곡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에 실린 비극적 실화를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이 희곡으로 옮겼다. 

역적으로 몰려 일족이 몰살당한 재상 조순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족의 유일한 생존자 조순의 손자 '조씨고아'가 20년 뒤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연출가 고선웅은 충효와 의리를 강조한 원작 희곡을 각색하면서 현대인의 보편적 감수성으로 이 비극을 재구성했다.
원작에 없는 시골의사 정영의 처가 추가돼 남의 복수를 위해 갓난 아들을 잃어야 하는 심정을 생생하게 토로한다. 정영은 조씨고아 복수의 최대한 후원자 같은 인물로 조씨고아를 위해 자기 아들을 희생시킨다.

"그깟 의리가 뭐라고! 남의 자식(조씨고아) 때문에 제 애를 죽여요"라는 대사에 객석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원작에선 의리의 화신이었던 정영은 각색을 통해 자기 아들을 버리는 죄책감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정영은 2막에서 20년 만에 복수에 성공하지만 "미련해. 다 늙어버렸잖아? 네 인생은 도대체 뭐였어?"라는 도안고의 질문에 억장이 무너진다. 객석에선 단발마 같은 한탄이 터져 나온다.

정영이 답하지 못한 이 두 가지의 질문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인간사에 흔한 복수, 증오, 가족, 후회, 회한 등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시원하게 걸러주는 묵직한 작품이다. 

그래서 가을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단언컨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연출 고선웅, 이하 조씨고아)을 이번 가을엔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 작품은 10월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연극 '조씨고아' 주인공 정영(하성광)© News1
연극 '조씨고아' 주인공 정영(하성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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