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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연락사무소'는 언제?…내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북미 간 주요 합의 계기마다 '관계개선' 언급
1994년 제네바 합의서 이미 연락사무소 개설 언급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09-13 17:20 송고
오는 14일 오전 개소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숙소 모습. (통일부 제공) 2018.9.12/뉴스1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 중 하나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마침내 개소하는 가운데 7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한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 국면 속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소는 언제 실현될 수 있을까.

통상 연락사무소는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국가 간 외교 관계 체결에 앞선 단계로 이해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3년 중국 베이징에 미국 연락사무소가 개설된 것이다. 미국이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상시적으로 소통하면서 1979년 베이징에 공식 대사관이 열렸었다.

북한에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소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1차 핵위기가 발생한 다음해인 1994년 북미는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제네바 합의 제2조에는 양측은 정치적 경제적 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2항에는 "양측은 전문가급 협의를 통해 영사 및 여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 후 쌍방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고 언급됐다.

그러면서 상호 관심사항에 대한 진전이 이뤄짐에 따라 양국 관계를 대사급으로까지 격상시켜 나간다고도 했다. 연락사무소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대사관 설치까지도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000년 북미 간 공동코뮈니케에서도 "제네바 합의에서 재확인된 원칙들에 기초해 불신을 해소하고 상호 신뢰를 이룩하며 주요 관심사들을 건설적으로 다뤄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한다.

특히 당시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으나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결국 무산됐었다.

제네바 합의 내용에 대해 재확인했으나 2003년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공식 파기했다. 이미 그 전인 1998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2002년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을 시인하면서 무력화 된 이후였다.

2005년 6자회담 이후 채택된 9.19 성명에도 북미는 관계 정상화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다.

9.19 성명의 제2조에는 "북미는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되어 있다.

2년 뒤인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2007년 2월 12일)에도 "북미 양자간 현안을 해결하고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한다"고 언급했다.

같은해 10.3 선언에는 "양자관계를 개선하고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아간다는 공약을 유지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북한과 공식적인 수교를 맺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락사무소가 생길 경우 향후 국교 및 대사관 설치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북미 사이에는 판문점 채널, 유엔대표부를 통한 뉴욕 채널, 정보당국 간의 채널 등 다양한 차원에서 소통하고 있다.

지난 6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새로운 관계 수립'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연락사무소 설치는 이를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했던 조셉 윤은 지난달 "미국 정부는 외교적 과정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평양과 워싱턴에 상호 외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가 속도감 있게 논의될 가능성은 적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최를 두고 미국이 불편한 시각을 내비친 점도 고려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북미 간 공동연락사무소가 생긴다면 현실적으로 대사관의 기능을 대체하게 될 것이지만 개소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핵 신고 리스트 제출 등의 이행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 연구위원은 "관계개선이 이뤄져 연락사무소가 생긴다면 정치, 경제 뿐 아니라 북한을 관광하는 미국인들의 영사업무에 대한 수요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