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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간판 바꿔라"…bhc 가맹점협의회 시위에 '점주 갈등' 표출

일부 점주 "브랜드 가치 하락·외부세력 개입 안돼" 반발
가맹점협의회 "본사 측 가맹점주들의 주장일 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8-09-12 07:00 송고 | 2018-09-12 13:48 최종수정
치킨 프랜차이즈 bhc의 가맹점주들이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집회를 열고 본사의 불공정행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의 가맹점주들이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집회를 열고 본사의 불공정행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모든 bhc 가맹점주의 대표처럼 행동하지 말라, 싫으면 가맹 해지하고 나가면 된다."

bhc치킨 가맹점주협의회 시위가 이어지면서 점주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계속되는 시위로 브랜드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고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그동안 침묵하던 점주들이 또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2일 bhc치킨 점주들에 따르면 내부 커뮤니티 게시판인 '신바람 광장'에는 지난 5일부터 가맹점주협의회의 시위에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bhc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가 제공하는 주요 품목의 원가 인하와 마진율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월과 이달 4일에도 닭고기 가격과 광고비 공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8일에는 본사가 200억원대 광고비를 횡령하고, 치킨을 튀기는 기름 납품가의 일부를 빼돌렸다며 bhc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협의회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bhc본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잇단 시위에 기업 이미지가 악화하고 있단 점이다. 앞서 갑질 사태가 터졌을 때 경쟁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출이 급감한 경험이 있다.
협의회 시위에 동조하던 bhc치킨 점주들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A 점주는 내부 커뮤니티 글에서 "많은 점주가 동의하지 않은 시위는 자제해 달라"며 "그렇게 싫으면 간판 바꾸고 본인이 원하는 닭에 기름에 가져다 장사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B 점주도 "모든 bhc가맹점주의 대표마냥 행동하지 말아 달라"며 "다른 가맹점주에게 피해 주지 말고 적당한 명칭 붙여서 행동하라"고 비판했다.

외부세력이 개입한 것도 점주들의 반발을 불렀다. 협의회는 본사를 상대로 검찰에 고발할 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전국가맹점주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의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C 점주는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판을 키우고 이슈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려스럽다"며 "순수하게 점주들을 위한 가맹협의회가 돼 복잡한 상황 만들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연대를 정리하고, 본사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bhc치킨 가맹점주 커뮤니티 '신바람 광장'에 올라온 글 © News1
bhc치킨 가맹점주 커뮤니티 '신바람 광장'에 올라온 글 © News1

협의회 측은 다소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커뮤니티인 신바람 광장의 운영을 본사가 하다 보니 글을 올리는 가맹점주 자체가 본사와 친하고 가까운 점주라는 것. 반대로 본사에 대한 불만글은 협의회 밴드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협의회에는 1400여개 가맹점 중 1160여개 가맹점이 가입한 상태다.

시민단체 건도 협상력이 약한 협의회 입장에서 도움을 받는 것일 뿐 다른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진정호 협의회 회장은 "일부 점주들이 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미안하다"면서도 "본사가 일부 가맹점을 독려해 글을 올린 거지, 실제 점주들의 분위기는 협의회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변이나 참여연대는 법적 부분이나 대응 방안 등 협의회가 부족한 부분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bhc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과의 미팅을 정례화해 소통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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