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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폰이 중국에 간 이유…홍대 취객주머니 턴 일당 무더기 검거

부축하는 척하다 슬쩍…택시 두고 내린 휴대폰 훔쳐
흔들이-밀수출업자 조직 운영…1억4천만원 챙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09-11 12:0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홍대 주변 유흥가를 돌며 취객의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슬쩍하거나 택시에 두고 내린 가방과 지갑을 챙겨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긴 일당 50여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홍대 유흥가에서 취객의 최신형 휴대전화나 지갑을 가로채 장물업자에게 넘긴 혐의(절도·점유이탈물 횡령)로 장모씨(26) 등 40명을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장씨 등으로부터 장물을 입수해 이윤을 남기고 되판 혐의(장물취득)로 장물총책 박모씨(22) 등 '흔들이' 7명을 입건하고, 장물을 다시 해외로 밀수출한 혐의로 장물업자 김모씨(38) 등 4명도 검거했다.

장씨 등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홍대 유흥가를 돌며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을 부축하는 척하면서 휴대전화나 지갑을 빼는 '부축빼기'를 하거나, 택시나 차량에 두고 내린 물건을 가로채 장물업자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 등이 훔친 휴대전화는 이른바 '흔들이'라고 불리는 1차 장물업자에게 넘어갔다. 흔들이란 택시 승강장 등 특정장소에서 휴대전화 액정을 켠 채 손을 흔드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장물업자를 뜻하는 은어다.

박씨 등 흔들이 7명은 장씨 등이 가져다 준 최신형 휴대전화를 개당 20만~40만원에 주고 산 뒤 다시 장물밀수업자 김모씨 등에게 마진을 넘기고 되판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휴대전화를 훔쳐 장물업자에게 조달한 장씨 등 40명은 주로 신용불량자나 노숙자, 택시기사, 대리운전사 등이었다.

이들은 늦은 밤이나 새벽 무렵 홍대 일대를 돌며 술에 취한 사람에게 접근해 부축빼기를 하거나, 취객이 흘린 물건을 슬쩍 가로챘다. 이들은 많게는 6번씩 장물을 훔쳐 흔들이에게 넘기고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와 김씨 등 장물업자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박씨 등 1차 장물업자들은 장물을 즉시 김씨 등 2차 장물업자에게 넘겼고, 도난된 휴대전화는 중국 등 해외로 팔려나갔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이들이 총 1억4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취객 강력범죄 검거 전담팀'을 편성하고 8개월간 집중단속을 벌인 경찰은 147건의 범죄를 수사해 박씨 등 장물업자 2명과 장씨 등 절도·날치기범 9명을 구속했다. 또 훔친 휴대전화 143점을 입수해 연락이 닿은 피해자 93명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도주한 흔들이 3명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를 받는 조달꾼 2명을 추적 중이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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