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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이 행복한 제주다운 관광으로 가는 길

[제주관광 열쇠는 지역관광] 1. 지역관광이 대세다
지역주민 주도형 관광 모델 구축…지속가능성 과제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8-09-11 11:47 송고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가 '쉼표가 있는 삶, 사람이 있는 관광'을 새 관광정책 비전으로 앞세우면서 '지역관광 활성화'를 큰 방향으로 내걸었다. 대표 관광지가 아닌 마을 관광 콘텐츠에 눈을 돌려 주민 주도형 관광 프로그램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양적 성장에 치우쳤던 제주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역관광에 초점을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뉴스1은 제주의 지역관광 현 상황과 향후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13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에서 열린 '제1회 에코파티'. (제주관광공사 제공) 2017.05.15/뉴스1 © News1
지난 13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에서 열린 '제1회 에코파티'. (제주관광공사 제공) 2017.05.15/뉴스1 © News1

"여행지를 이해하는 첫 조건은 그곳의 냄새를 맡는 것이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영국의 유명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이 한 말을 인용하며 관광의 출발점은 '지역에 존재하는 사람과 자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람이 있는 관광'을 새 관광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침체된 관광시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으로 '지역관광 육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역이 중심이 되는 주민 주도형 관광정책 추진 등을 통해 관광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제주에서도 양적·획일화에 치우진 관광을 지양하고 질적 개선을 위한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 관광산업 화두로 떠오른 '지역관광'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월 1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월 1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 7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지역경제 회복과 관광객 만족 제고를 위한 내실 있는 지역관광정책 추진 필요성이 강조됐다.

양적 성과 중심에서 국민, 지역주민, 방한 관광객 등 사람 중심의 질적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한 추진 계획으로는 △지역관광 전략거점 조성 △매력적인 지역특화 관광콘텐츠 확충 △지역관광역량 강화 △지역관광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일상의 삶을 관광 자원화시키고 관광 활성화에 따른 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주민·업계를 아우르는 '지역관광추진기구' 설립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 눈길을 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관광객과 주민의 갈등을 최소화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찍이 관광 수용력 초과 현상과 관광 수익 쏠림 문제가 제기돼 온 제주에서도 지역관광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선 7기와 제11대 도의회 출범에 따른 제주도의 관광 정책기조 역시 '지역관광'에 중심을 두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민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연계되는 '제주관광 질적성장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제주 고유 자원을 활용한 제주형 글로벌 생태관광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11대 제주도의회 역시 관광 이익의 공정 배분과 도민체감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 등 지역관광 성장을 위한 방안들을 약속했다.

◇ 제주, 지역관광 모델 구축 걸음마 단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지난 6월 제주 서귀포시 무릉리에 위치한 지역농수산물 판매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을 방문한 모습.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지난 6월 제주 서귀포시 무릉리에 위치한 지역농수산물 판매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을 방문한 모습. © News1

제주도의 지역관광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제주도 산하 제주관광공사(이하 JTO)는 2016년 지역관광처를 신설해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행복한 제주관광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지역관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역관광의 핵심은 지역민이 관광사업의 주체가 되고 관광으로 인한 혜택이 지역민과 지역사회에 온전히 스며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데 있다.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지역관광은 생태관광 프로그램인 '에코파티'다.

2016년부터 제주생태관광협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에코파티는 관광객들을 생태관광지와 주변 마을에 초대해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주생태관광협회가 에코파티 상품을 구성하고 컨설팅을 하면 JTO는 파티를 홍보와 참가자 모집을 도맡는다. 이후 파티를 이끄는 건 참여마을 주민들의 몫이다.

한남리 머체왓숲길과 선흘 곶자왈 트레킹, 청수리 반딧불 체험 등 도내 마을마다 차별화된 생태자원과 농촌체험을 중심으로 제주의 속살과 진면목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4개, 2017년에는 6개 마을에서 개최됐으며 갈수록 주민과 관광객의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는 13개 마을에서 주기적으로 파티를 열고 있다.

섬속의 섬인 추자도와 마라도가 지역경제 침체를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관광 매력화 사업의 닻도 올렸다.

2017년 2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2017년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섬 속의 섬 추자-마라 매력화 프로젝트'를 공모, 최종 선정되면서 2019년까지 3년간 27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추자-마라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고 주민 주도적으로 관광산업을 이끌도록 하는 게 핵심인데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JTO는 주민 주도적 콘텐츠 개발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형 농어촌관광코디네이터'를 육성하고 마을여행 활동가인 '삼춘PD 만들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자원을 활용해 공동체를 꾸리고 관광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득 창출을 꾀하고 있는 마을기업 '무릉외갓집'도 주목할만 하다.

올레길이 위치한 무릉외갓집은 관광객들에게 물이나 음료를 건네는 소통의 공간으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고 체험행사도 진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모범적인 마을기업 사례'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제주에서도 지역관광을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민이 행복한 관광'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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