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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공사장 '지반 붕괴'…기울어진 유치원 철거(종합2보)

전문가 "폭우·부실공사 원인…'흙 지반' 위에 건물세워"
10도 기운 상도유치원 임시 휴원…상도초교 '정상수업'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09-07 04:57 송고
7일 새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이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 현장 지반이 붕괴돼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9.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7일 새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이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 현장 지반이 붕괴돼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9.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6일 밤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진 원인은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건물 아래 지반이 붕괴했기 때문이라는 정밀진단이 나왔다.

애초 공사장 지반을 암벽이 아닌 '흙 다지기'로 만들었고, 최근 쏟아진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했다는 설명이다.

사고 현장을 점검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원인이 폭우와 부실한 공사 설계, 시공에 있다고 분석했다.

◇"암벽 아닌 흙 지반에 공사…무너진 유치원 복구 불가"

서울 동작구청은 7일 오전 3시30분 현장 브리핑을 열고 "최근 내린 폭우로 지반에 물이 스며들었고, 지반이 연약해지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을 보인다"고 이번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구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오후 11시22분쯤 동작구 상도동의 6개동 49세대 규모 다세대주택 공사장을 받치던 지반이 붕괴하면서 가로·세로 폭 50m 규모의 침하가 발생했다.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공사장에 있던 콘크리트 옹벽(축대벽)이 무너졌고, 인근에 있던 4층짜리 상도유치원 왼쪽 건물도 허물어지면서 10도가량 기울었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애초 공사장에 시공된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지반침하(땅 꺼짐)가 발생했다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흙막이 아닌 지반 자체가 붕괴됐다'고 판단했다.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기초기술사는 "이번 사고는 많은 비와 부실한 설계·시공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비롯됐다"며 "(다세대주택 공사장 지반이) 암벽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흙을 다진 뒤 건물을 쌓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비가 많이 오면서 빗물이 지반으로 스며들고 지하수위도 상승했다"며 "흙으로 된 지반이 연약해지면서 건물을 받치는 지반이 지지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기술사에 따르면 한번 지지력을 잃은 '흙 지반'은 복구될 수 없다. 그는 "일단 유치원 일부가 기울었기 때문에 원상 복구는 불가능하다"며 "당장 시간 계산은 어렵지만, 결국 건물이 붕괴할 것이기 때문에 유치원을 일부 철거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청은 날이 밝는 대로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과 복구·철거 영역을 정하는 한편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장 주변에 흙을 쌓아 완충지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공사장 설계도면을 분석해 공사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해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7일 새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이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 현장 지반이 붕괴돼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9.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7일 새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이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 현장 지반이 붕괴돼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9.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주민 38명 긴급 대피…상도유치원 임시 휴원 방침

사고 당시 공사장과 유치원 인근에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작구청과 소방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유치원으로부터 50~60m 범위에 있는 주민 22세대 38명을 인근 6개 숙소로 분산 대피시켰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경찰 1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구청도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하고 추가 사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유치원도 이날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민병관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오늘 당장 유치원을 휴원하고 원생들을 적절히 분산할 것"이라며 "10일에는 유치원 옆에 위치한 상도초등학교에 공간을 마련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치원과 70m 정도 떨어진 상도초는 정상 수업한다. 민 교육장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넓은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있고 전문가로부터 위험 범위 밖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운동장만 폐쇄하고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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