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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발생하는 '땅꺼짐'…기술로 예측할 수 없을까?

UGS연구단 3년간 315억투입해 '지하 매설물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8-09-04 08:05 송고
31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가로 30미터, 세로 10미터 크기의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치량들이 크게 기울어져 있다.  2018.8.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31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가로 30미터, 세로 10미터 크기의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치량들이 크게 기울어져 있다.  2018.8.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7월25일 대구 서구 평리동 네거리, 8월3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한아파트 인근 등 지역 곳곳에서 '지반침하'(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과학기술로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반침하를 상시 감시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전국 모든 지역에 이를 적용하기엔 비용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철도기술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 4곳이 'UGS(Underground Safety) 융합연구단'을 구성해 2014년부터 3년간 '사물인터넷 기반 도시 지하매설물 모니터링 및 관리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간동안 약 315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반침하 가운데서도 '싱크홀'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땅속 석회암 지반이 지하수에 녹아서 생긴 동공(지하 빈공간)이 커지면서 지표면 지반까지 무너져 생긴다. 그러나 국내 지반은 대부분 강도가 강한 화강암층이나 편마암층이다.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은 대부분 대형공사시 굴착이나 지하수 양수 등의 문제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UGS 연구단은 지하 매설물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도시지역의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는 다양한 시설물인 상하수도·지하도시철도 주변 구조물·지하수 등을 실시간 감시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측가능한 안전지수로 표시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했다.

지하공간 정밀 감지 장치는 다수 센서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융합한 복합센서 모듈로 상수관로의 누수나 지하수 및 지질의 변화, 하수관로 균열, 도시철도 주변의 물·흙 유입을 감지한다. 데이터 수집장치는 광역 단거리무선망(WPAN), 지상에 설치된 무선 통신장치(AP), 매설 통신 장치용 조향 안테나, 매립형 센서 노드, 저전력 장거리(LPWA449) 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정보를 외부로 전달한다.
이 기술은 이미 실증과정을 거쳐 대전 유성구과 서울 성동구 지역에는 시범적용됐다. 하지만 예산의 문제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가산동 지역도 마찬가지로 이 기술이 적용돼 있지 않아 지반침하 발생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

이인환 UGS 융합연구단장은 "서울에서는 현재 성동구에만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면서도 "다른 지자체에는 아예 도입을 안한 곳이 많아 서울시의 경우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우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지자체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이 기술을 도입할 실증도시 약 2곳을 늘릴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지반침하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법에 따르면 지하 10m 이상 터파기를 하는 모든 공사는 공사 시작 전 반드시 지하안전영향평가나 소규모 지하안전영향평가를, 공사 착공 후에는 사후지하안전영향조사를 받아야만 한다.

이인환 단장은 "시설물이 노후화된 건물이 많은 곳에서는 더욱 지반침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사가 진행되기 이전에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이 싱크홀을 막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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