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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나노 포기한 美 GF 구조조정 돌입…반도체인력 대이동

반도체 파운드리 세계 2위 글로벌파운드리 7나노 공정 포기
최근 인텔서 상무급 영입한 SK하이닉스, GF 영입 나설듯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08-30 06:3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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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계 세계 2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차세대 공정기술인 7나노(nm·나노미터) 공정 포기를 선언하면서 반도체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7나노 공정 개발에 한창인 파운드리업계 4위 삼성전자와 1위 대만 TSMC의 양자대결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반도체인력 이동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글로벌 파운드리'가 발표한 5% 인력 감축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글로벌파운드리는 일부 엔지니어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에 근무하는 한국 등 아시아 엔지니어 인력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글로벌파운드리에서 계종욱 상무(52)를 영입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계 상무는 글로벌파운드리에서 기술력을 인정한 '펠로우' 출신이다. 글로벌 파운드리가 주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중동 자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파운드리로 이직이 잦았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단숨에 '투톱'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1석2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투자여력이 충분한 SK하이닉스가 이번 기회에 스카우트 시장의 큰 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세계 2위이지만 그보다 시장이 훨씬 큰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한 SK하이닉스로서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문 인력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신입과 경력채용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올 들어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에서 상무급을 다수 영입하는 등 인력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용식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상무도 11년간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일한 반도체 전문가로 2016년 SK로 영입됐다.
차세대 D램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 연구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파운드리의 경우 차세대 공정의 키로 꼽히는 EUV를 이용해 7나노 공정을 개발하다 포기한 터라, EUV를 활용한 D램 공정 개발을 성공시켜야 하는 SK하이닉스에 EUV 경험이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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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활용 양산은 반도체 미세화(Scaling)의 가장 큰 '변곡점'으로 꼽힌다. 처음 도전하는 공정이라 매우 까다롭고 양산수율이 잘 나올지도 불확실하다. 1위 TSMC가 7나노 공정에서 애플 아이폰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수탁생산하면서 EUV를 적용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EUV를 쓰는 7나노 공정이란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중이다. EUV 활용 D램 생산도 삼성전자에게는 역사적인 도전이다. D램 양산에서 EUV를 적용하는 것은 늦어도 2020년 16나노 공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를 17나노 공정으로 앞당겨 일부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처럼 성공을 담보하기 힘든 EUV 공정을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것은 10나노대에 접어든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가 직면한 기술적 난제들을 극복하려면 그간 해온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는 제한적이다. 기존 노광기술(ArF)로는 10나노 이하 공정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이에 반도체업체들은 앞 다퉈 1대에 1500억원이 넘는 EUV 장비를 구매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업계 2위인 글로벌 파운드리의 7나노 공정 포기 선언은 7나노 이하 미세화 공정이 어렵고 원가도 담보하지 못하며 더는 '무어의 법칙'이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준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다른 반도체 기업들로 하여금 전문가를 확충해 더 치열하게 연구개발에 돈을 쓰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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