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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불굴의 류한수, 한국 레슬링 자존심도 일으켜 세우다

그레코로만형 67㎏급 우승…대회 2연패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8-21 23:14 송고
자카르타-팔렘방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류한수. 그는 불굴의 레슬러다. © News1
자카르타-팔렘방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류한수. 그는 불굴의 레슬러다. © News1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레슬링은 양궁, 태권도, 유도에 버금가는 메달밭 이미지가 강했다. 메이저 종합대회가 끝나면 팬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언제나 값진 메달과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단 하나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레슬링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만이었다. 대표팀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또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가슴이 쓰린 이가 있었으니 그레코로만형의 간판 류한수였다.

2013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류한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그리고 아시아선수권까지 정상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에 올림픽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기량도 절정이라 리우로 향하는 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8강에서 아르메니아의 그란 아루티우냔에게 덜미를 잡혀 패자부활전으로 내려왔고 어렵사리 다시 기회를 잡은 동메달결정전에서도 아제르바이잔의 라술 추나예프에게 0-8로 완패했다. 당시 류한수는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하며 땀과 눈물을 함께 닦았다.

1988년생. 조금씩 적지 않은 나이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놓친 기회라 더더욱 아쉬움이 진했다. 하지만 류한수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폴란드의 마테우시 베르바테크를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3년에 이어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서는 감격의 순간이었고 1년 전 리우의 아픔을 씻어내는 뜻깊은 자리였다. 자신감을 되찾은 류한수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해 다시 이를 악물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류한수는 "금메달 외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마트 케비스파예프를 5-4로 꺾고 그 약속을 지켰다. 이번 대회 레슬링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다.

류한수는 불굴의 사나이다.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나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대표팀에서 주전들의 훈련을 돕는 파트너였다. 그러다 대회 후 자신과 같은 체급이던 김현우가 75㎏급으로 체급을 올리면서 기회가 생겼다.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대표팀에 똬리를 틀었고 그 뒤에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근성과 승부욕은 단연 최고다. 올림픽에서 시련을 겪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매트에서 땀과 눈물을 흘렸기에 그는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값진 영광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잠시 어깨를 움츠렸던 한국 레슬링도 그와 함께 자존심을 다시 세우게 됐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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