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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못하는 40대·농업 뛰어드는 60대…노동시장 '이중고'

통계청 7월 고용동향 심층분석…노동시장 고령화 심화
경기하락 타격 30·40대…60대 농림·어업 몰려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2018-08-19 06:10 송고 | 2018-08-19 11:37 최종수정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2016.8.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2016.8.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 7월 5000명대를 기록, 고용지표가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특히 한국 경제 허리세대인 30·40대가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취업자 감소폭을 기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60대 취업자의 대폭 상승으로 노동시장의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노령층은 대거 농업으로 몰리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19일 통계청의 '2018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40대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만8000명 감소한 반면, 60대 취업자수는 25만1000명이 늘었다. 

30·40대 취업자수는 전 연령층(20~60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60대 취업자수 증가는 전 연령층 중에 가장 컸다. 

30대 취업자는 9만1000명이 줄어 2015년 9월(-10만7000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0대 취업자의 경우 14만7000명 감소해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15만2000명) 이후 최악의 지표를 드러냈다.  

30·40대 취업자수가 대폭 감소한 까닭은 물론 인구구조적인 면도 무시할 순 없다. 지난달 30대 인구수는 12만명, 40대 인구수는 10만1000명 줄었다. 

하지만 대표적인 원인은 악화된 경기상황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2.7%)이 줄어 가장 타격이 컸다. 조선업·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불황이 이어져서다. 

업종별로 보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및임대서비스업(-10만1000명, -7.2%) △교육서비스업(-7만8000명, -4.0%) △도소매업(-3만8000명, -1.0%) △숙박음식업(-4만2000명, -1.8%) 등도 모두 취업자가 하락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소매업, 제조업, 숙박음식업 등에서 최근 감소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구조조정 영향도 있다"며 "특히 40대가 도소매업, 제조업 임시일용직에 많이 종사해 타격이 컸다"라고 밝혔다. 

최근 고용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인 30·40대 문제가 심각하다. 30대 실업자는 19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9000명(16.8%) 늘었다. 40대 실업자의 경우 17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만9000명(29%)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증가폭이 컸다. 

6일 오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8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취업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18.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6일 오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8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취업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18.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면 60대의 경우 인구가 지난달 대비 53만6000명 늘어나면서 취업자수도 덩달아 뛰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빈현준 과장은 "60세 이상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취업자가 늘고 있다"며 "인구구조 자체가 과거에 비해 고령화되면서 이런 패턴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60대 실업자는 1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2%로 0.2%p 떨어지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자리의 내용 측면에서 보면 늘어난 60대 취업자가 대거 농업·어업으로 몰리는 등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6만1000명 늘어 최악으로 치달은 주력 일자리 산업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빈현준 과장은 "농업·어업은 계속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특별한 요인보다는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영향이 있다"며 "농업에는 은퇴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취업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경기하락 추세에 30·40대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60대 고령층은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며 농업 등에 몰리는 것은 정부의 전반적인 일자리 정책의 실패라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의 활력을 주는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인구구조적으로도 정부가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일자리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 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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