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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제초·제설 작업' 정말 필요없나요?…'갑론을박' 와글와글

국방부, 제설·제초 민간위탁 방침에 온라인 '시끌'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8-08-18 10:00 송고
강원 고성군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이 제설을 하고 있다.(고성군 제공)2017.1.31/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강원 고성군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이 제설을 하고 있다.(고성군 제공)2017.1.31/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국방부가 병사들이 전투준비에 전념하되 일과 후 휴식시간을 보장해주기 위해 제초와 제설 등 청소 작업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민간에 위탁한다고 밝힌 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 측은 병사들은 사역임무 중 제초와 청소, 제설에 고충을 많이 토로한다며 이를 민간에 넘기면 본연의 전투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일과 외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 복무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무여건 개선 소식에 "좋네!! 이제 생고생 말고 쉬길"이라는 칭찬도 있지만 평가는 다양하다.

"양구에서 군생활할 때 진짜 제설때문에 나중에 눈만봐도 헛구역질 나왔었음"이라며 알싸한 기억을 떠올리는 이도 있다.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민간에 맡기면 군 시설이 노출된다는 이유에서다.
2012~2014년 해안 GP(감시초소)에서 복무를 한 예비역 병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GOP(일반전초)나 GP는 전략요충지에 위치해 있있다. 이를 민간인에게 위탁하겠다는 것은 군사시설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민간 위탁은 군부대의 진입로 정도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제설 및 제초 민간 위탁은 실상 병사들에게 있어서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인이면 자기 부대 청소는 당연하다'는 취지의 글도 올라와 있다.

한 시민은 "일반 국민도 눈이 오면 자신의 집이나 농경지의 눈을 치우며, 회사에서도 전직원이 함께 제설작업을 하거늘 군대에서 국민의 혈세를 축내면서 외부 인력에게 제초,제설작업을 맡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육군 제31보병사단 7391부대 장병들이 부대 인근에서 제초작업과 주변 쓰레기 수거를 위해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사진제공=육군 제31사단© News1
육군 제31보병사단 7391부대 장병들이 부대 인근에서 제초작업과 주변 쓰레기 수거를 위해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사진제공=육군 제31사단© News1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군의 부정비리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한 시민은 온라인 게시판에 "아니 민간 업체에 맡기면 또 비리 생길텐데. 차라리 그 돈을 그 일 하는 군인들 한테 주라니까"라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시민은 "매일 누가 와서 치워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든요. 전체 GOP 범위라든가 눈의 양이"라며 "그거 제대로 하려면 세금을 쏟아부어야(한다)"고 적었다.

국방부 측은 "제설은 민간인력을 활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문화된 장비를 추가 보급·보강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방부대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있단 것이다.  

'제설과 제초 작업을 안하면 군대에서 뭘 하느냐'는 비아냥도 있다.

한 시민은 "솔직히 예초와 제설이 군생활 2/3인데 이거 안시키면 군대 1년으로 줄여도 될듯"이라고 적었다.

제초와 제설 작업이 자신에게 도움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민은 온라인 게시판에 "이거 안하면 그 많은 시간을 멀로 떼우나요? 삽질하면서 도통한 분들도 꽤 있을텐데"라고 적었다.

또 다른 시민은 "예전에 도미니카에 선교를 간 적이 있는데 화장실을 만들어야 된다고 땅을 파라고 하더라고요. 현지인들, 그리고 같이 간 2세 아이들이 저의 '삽질 신공'을 보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라고 전했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아려한 추억으로 회상하는 이들도 있다. "대민지원으로 강변 제초작업 갔을 땐 점심에 머릿고기에 막걸리 주셨었는데"

한 시민은 "나름 지나고 나면 추억인데 저것도. 이젠 뭐 다른 추억이 생기겠지. 대신 세대별로 추억 공유는 못 하겠다"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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